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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Aug 20. 2022

파리는 공사 중

돌아올 파리 시민들을 위해 파리시는 재정비 중

여름에 파리에 가면 파리지엔과 파리지앵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파리에 사는 사람들은 여름에 다들 바다로 산으로 바캉스를 떠나고 없다. 여름의 파리는 관광객이 많다. 물론 다른 곳으로 장기 바캉스를 떠나지 않고 파리에 남아 파리를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올해 여름은 파리를 지키고 있다. 매년 여름 한국 또는 해외여행을 갔지만 올해는 파리에 남아 파리의 여름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관광객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팬데믹 전만큼은 아니기 때문에 아주 북적댄다는 느낌은 없는 편이다. 물론 루브르와 같은 주요 관광지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외는 한산한 편이다. 특히 주거지로 들어가면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파리시는 파리를 벗어나지 않고 남는 사람들을 위해 생각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공원에서 재즈 페스티벌을 열고, 센 강이 바다라고 생각하라며 센 강 옆에 파리 플라쥬라는 인공 해변가를 설치했다. 물론 진짜 백사장은 아니다. 곳곳에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곳곳에 공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우리 동네 뇌이쉬르센도 시청에서 7, 8월 곳곳에 도로 및 하수 시설 공사를 한다고 공지를 했고, 이에 따라 공사가 한창이다. 길을 가다가 돌아가기도 하고, 막아놔서 간이 인도를 만들어놓기도 했다. 지금은 온도가 많이 내려갔지만, 7월에는 40도까지 올라갔다. 지난 주만 해도 파리 온도가 32도 정도였을 때가 있었는데 이런 날씨에도 공사하는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도로를 정비하고, 새로 만들며, 건물을 짓는 등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있었다. 개선문으로 가는 길, 라데팡스 등 곳곳이 공사 현장이다. 보고 있으면 조금 안쓰럽기도 하다. 다들 휴가를 떠나고 재충전하거나 놀고 있는데, 이분들은 이렇게 땀을 흘리며 힘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기도 했다. 물론 이 분들도 여름휴가가 있고, 서로 교대로 일을 할 것이지만 그래도 보기에는 안타까웠다.



뇌이쉬르센 시청 홈페이지에 여름 기간 공사 일정이 상세히 나와있다. 식수도관 보수 등 각종 공사가 많은 여름이다. 출처: 뇌이쉬르센 시청 홈페이지


서울에 물난리가 심하게 났다. 오세훈 서울 시장 재임 시절인 11 전에도 강남 일대가 물바다가 됐는데, 또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서 오세이돈이라는 말도 나왔다. 서울시가 재해를 한번 겪고도 대비를 잘하지 않았다는 질책이 많다. 또한 이에 대한 예산도 삭감이 됐다며 원성이 자자하다. 이런 상황을 보고 있으니, 어쩌면 파리시가 시민들이 이곳에서 많이 나가고 없을 , 활동을 많이 하지 않을 ,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방해를 주지 않을 , 미리미리 공사를 하는  같다. 9월이면 신학기가 시작되고, 바캉스 다녀온 사람들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9월이다. 마치 한국의 새해와 같고, 3월과 같은 그런 시작의 달이다. 그전에 곳곳에 보수 공사를 하며 재정비를 하고 있다. 하나의 박물관이라는 파리. 어쩌면 사람들이 여름에 재충전을 하듯이 도시도 재정비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가정집에는 조경이 한창이다. 파리에는 곳곳에 나무가 많고 아파트에도 공동 정원이 있는데, 길을 지나다니면 정원사가 그간 무성하게 자라거나 모양이 예쁘지 않은 나무들을 손질하고 있다. 어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정원3명이 와서 꽃과 나무를 손질하고 있었다. 나무가지들이 여기저기 잘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엄마, 어제 내가 머리 깎았듯, 나무도 머리를 깎고 있네"라고 했다. 우리도 9월이 오기 , 방학 동안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정리하듯이, 나무들도 예쁘게 정리해서  돌아올 손님들을 맞이하는  같다. 9 1, 모든 것이 시작된다. 그전에 파리 곳곳은 그렇게 재정비를 하며, 파리지엔과 파리지앵을 맞이할 준비중이다.


라데팡스 공사장 현장. 이곳은 대규모 공사현장이고, 그 외 크고 작은 공사를 거리 곳곳에 많이 볼 수 있다. 출처: 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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