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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Sep 19. 2022

코리안 페스티벌

파리에서 열린 한국 축제 현장

9월 17, 18일 양일간에 걸쳐 아끌리마따시옹 공원에서 코리안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매년 개최하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곳에서 개최됐다. 아끌리마따시옹 공원 안에는 한국과 파리 양국 우정 협약으로 이곳에 서울 정원을 근사하게 만들어놨다. 돌 하르방도 있고, 근사한 정자도 있고, 한국을 소개하고 싶으면 이곳 서울 정원에 프랑스 친구들을 데리고 와도 좋을 것 같다.


17, 18일은 또한 유럽 문화유산의 날이기도 해서 파리 곳곳에 가볼 만한 곳이 무척이나 많다. 평소에는 들어가기 힘든 곳도 이날은 엘리제궁을 비롯한 각종 공공 기관도 개방을 하기 때문에 파리를 더욱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18일은 파리를 차 없는 거리로 하겠다고 곳곳에 홍보물을 많이 봤기 때문에 차 없는 파리를 느껴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를 데리고 이곳저곳 다니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친구네가 코리안 페스티벌에 같이 가자고 해서 한국인으로서 뭔가 책임감이 들기도 했다. 유럽 문화유산의 날보다 코리안 페스티벌이다.


한국 음식 인기가 매우 높았다. 출처: 모니카


V  S네와 함께 공원 잔디밭에 앉아서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V 밑으로 쌍둥이 여동생이 있고, S 밑으로 여동생과 남동생이 있다. 각 가정에 자녀가 3명이다. S 뇌이쉬르센에 있는  크흐와 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좋은 사립학교로 보내기로 S아빠가 결정했다고 했다. S엄마는 이미 이곳 엄마들과 친해지고 익숙해서 전학을 보내기 싫었는데 아빠  의견이었다고 했다.  크후와는 사립학교인데 아무래도 초등학교 때부터 다니면 같은 중고등학교까지 자동 진학이 가능한데, 뒤늦게 그곳 중학교 보내려면 그때는 가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학교 수준이며 여러 가지 면에서 학부모들 대부분이 만족하며 자녀들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곳을 졸업하면 자동 배정받는 근처 중고등학교가 있는데  중고등학교가 다른 학교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같다. 그래서 다들 미리 초등학교 때부터 좋은 중고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전학을 가는  같다.


무대 위에서는 계속 케이팝과 댄스가 이어졌다. 흥겹고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부스가 작년보다 더 많아진 느낌이었다. 주로 음식 판매 부스가 많았는데, 아이가 핫도그 먹고 싶다고 해서 줄을 섰다가 너무 길어서 도중에 포기했다. 한국 사람도 많았고, 프랑스 사람도 많았다. 다들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줄을 길게 섰다. 만두, 떡볶이, 핫도그, 잡채 등등 한국 음식이 정말로 인기가 많았다.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한국의 인기가 더욱 많아졌음을 실감했다. 젊은이들 위주로 한국 문화가 인기가 많은 것은 익히 알았지만, 더욱 많아졌고, 나이 드신 분들도 이곳을 꽤 많이 찾았다. 프랑스 할머니, 할아버지가 한국 음식을 맛보려고 부스 앞에 계셨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국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 음식이 너무 저평가되어 있다고 이전부터 생각했다. 한국 음식은 종류도 많고, 맛도 다채로우며, 맛있는 먹거리가 너무 많다. 빵도 다양하게 개발하고, 독특하고 독창적인 디저트 및 음식이 꾸준히 개발된다. 프랑스는 프렌치 프리미엄이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는 전 세계적으로 마케팅에 성공한 국가이기도 하다. 마케팅 덕분에 앞에 프렌치란 단어가 붙었다 하면 왠지 우아하고, 맛있고, 좋아 보이는 후광 효과라고 날까. 미슐랭 원조 국가이기도 하고, 예로부터 프랑스 요리에 대해 매우 높이 평가하는 되어 왔기 때문에 프랑스 요리라고 하면 다들 고급스럽고 훌륭하다고 알려진 편인데 꼭 그렇지도 않다. 맛없는 프랑스 음식도 있고, 평범한 음식도 꽤 있는 편이라 생각한다. 물론 미슐랭 스타로 가면 다르긴 하다. 미슐랭 3 스타는 다른 세계라고 듣기는 했다. 또한, 프랑스 음식은 종류도 그리 다양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한국 음식을 먹고 자란 한국인이다 보니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외국인들은 어릴 적부터 접해보지 않은 생소한 음식이다 보니 매운 소스 및 식감 등이 어색해서 그렇지 자꾸 먹다 보면 정말 맛있는 음식이 한국 음식이라는 것을 외국인들도 알게 될 것 같다. 최근 한국 분식 및 팥빙수 등이 파리 및 런던 등 현지에서 인기라는 뉴스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웃 엄마들도 한국 음식에 대해 내게 종종 물어본다. 집에서는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는지, 그럼 재료는 어디서 사 오는지, 어떤 한국 음식들이 있는지, 어떻게 만드는지 등등... 그래서 종종 김밥, 떡볶이, 김치전 등을 만들어서 선보인 적도 꽤 있다. 다들 맛있다고 했다.


오후 1시 반부터 사생 대회가 열렸다. 현장에서 제공해 준 스케치북을 한 장씩 가져와서 각자 잔디밭에 앉아서 그림을 그렸다.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한국'이었다. 아이는 태권도를 그렸다. V는 태극기를 커다랗게 그렸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엄마들은 수다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자리를 옮겨서 놀이 공원 쪽으로 갔다. 놀이 공원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그네를 타며 신나게 놀다가 오후 4시에 다 같이 구떼를 했다. 곧 다가오는 방학 때 무엇을 할 것인지 이야기를 했다. 얼마 전에 기나긴 여름 방학이 겨우 끝났고, 신학기가 시작된 것이 불과 몇 주 전인데 벌써부터 한 달 후에 있을 2주 방학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프랑스다. S네는 2주 동안 캘리포니아 여행 갈 것을 이미 예약했다고 했다. 역시 프랑스다. S네는 먼저 집으로 갔고, V네와 남아서 1시간 정도 더 놀았다. 놀이기구도 함께 탔다. 아들은 V 여동생 두 명을 살뜰히 챙겨주며 같이 어울려 놀았다. 여동생들은 한국 오빠를 잘 따랐다.


태권도와 태극기를 그리는 아이들. 출처: 모니카


태권도 공연과 사물놀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무대 앞에 모인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빈틈이 없이 가득 찼다. 나는 V네에게 사물놀이 뜻과 의미에 대해 알려줬다. V 엄마는 평소에도 다른 문화권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자녀들이 프랑스뿐 아니라 해외 다른 나라 및 문화에 대해서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코리안 페스티벌이 한국에서도 이 날 있는지 그녀는 내게 물었고, 지난주 한국에는 추석이라는 명절이 있었다고 했다. 프랑스에는 추석이 없기 때문에 다소 생소할 수 있겠다 싶어서 추석의 의미에 대해 알려줬다. 그녀는 매우 관심 있게 귀담아 들었다. 프랑스 사회 및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이란 나라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서 해외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뿌듯하다. 한국 음식을 더 잘 만들어서 주변 이웃들에게 더 많이 나눠줘야겠다.


태권도 및 사물놀이 공연. 출처: 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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