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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Oct 31. 2020

코로나와 함께 시작된 프랑스 공립 유치원

이 엄마는 네가 학교에서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3년이라는 주재원 계약 기간의 끝이 점점 다가왔다. 2020년 7월 초가 되면 3년이 되는 것이니 2020년 상반기에는 다음 스텝이 이미 진행이 되고 있어야 한다. 션은 본사 오퍼를 받아서 주재원이 끝난 후 본사에서 일하는 것으로 다음 스텝 결정되었다. 이제는 주재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우진이는 프랑스 공립 유치원인 마떼흐넬에 2020년 9월 신학기부터 다녀야 했다. 부랴 부랴 파리 16구 시청에 가서 마떼흐넬 입학 신청을 하였다. 대게는 2월에 신청이 끝나기 때문에 5월 말에 마떼흐넬 신청을 하러 가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신청 접수가 되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마떼흐넬인 Serge Prokofiev 마떼흐넬로 배정을 받았다. 시청 직원은 종이 한 장을 건네주면서 여기 마떼흐넬 원장님 연락처가 있으니 지금 바로 전화해서 미팅 날짜를 직접 잡으라고 하였다. 집과 매우 가까운 것은 참 좋았지만 문제는 우진이가 1년 동안 영어를 매일 쓰는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많이 잊어버렸다는 사실이다.




2020년, 세계적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대 사건이 터졌다. 그 이름은 바로 코로나!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프랑스 전 국민은 집안에서 못 나오게 되었다. 생활에 꼭 필요한 행위, 즉 식료품 구매, 약국 및 병원 방문 등 외에 밖에 나오면 벌금을 내야 했다. 외출 시에는 무조건 외출 증명서를 작성해야 집 밖에 나올 수 있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자가 격리. 나뿐만 아니라 프랑스 사람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전무 후문 한 이 상황에서 프랑스 사람들은 당황하였다. 특히나 자유로운 영혼들이 많이 사는 파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파리지앵들은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다. 


2개월 동안 국제학교는 온라인 수업이 비교적 잘 이루어졌다. 반면 공립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 실태가 학교마다 달랐고, 사실상 온라인 수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우선, 온라인 수업을 받을 수 없는 가정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집에 인터넷이 깔려있지 않다던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가 없다던지 빈부 격차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다음으로는 온라인 수업을 위해서는 부모가 곁에서 챙겨줘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맞벌이 부부들이 많은 프랑스의 경우, 부부가 모두 재택근무 중이라서 아이의 온라인 수업을 일일이 챙겨주기 힘들었다. 


자가 격리가 해제되고, 여름을 맞이하자 다들 "해방이다!" 라며 여기저기 해변으로 달려갔다. 이곳은 그들만이 사는 세상이었다. 여름 바캉스가 끝나고 개학을 하는 9월에 확진자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10월 11일 하루 확진자 수 27,000명이라는 최고치를 경신하며 제2의 고통의 시간을 맞이하게 되리라고 이때는 몰랐을 것이다. 


2020년 8월 니스 해변가. 코로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변가에는 인파들로 가득하다.


9월 1일 입학식 날, 학부모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이를 학교에 데리고 왔다. 11세 이상은 마스크 착용 의무이며, 미착용 시, 벌금 135유로(한화 18만 원가량)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입구에서 원장 선생님이 일일이 아이 한 명 한 명 손에 손 소독제를 뿌려주었다. 아이만 들어갈 수 있고, 학부모들은 입장 불가이다. 개학하고 초반 첫 주에는 학부모도 함께 교문을 통과해서 각 교실 입구에서 아이와 헤어졌는데, 1주일 후부터는 교문에서 아이와 헤어져야 했다. 학교 앞에는 1미터 거리 간격 유지를 위해 시멘트 바닥에 표시를 해두었는데, 잘 지켜지지 않고, 그냥 붙어서 서 있다. 교문에서 교실 입구까지 걸어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늘 기도했다. 학교에서 안전하게 무사히 잘 지내고 돌아올 수 있기를...


등교 시, 손에 손소독제를 뿌려준다. 교실 안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아이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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