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가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3월 한 달 동안 파리 시내 곳곳에서 106개의 행사들이 열렸다. 필자는 그중 한 곳을 직접 찾아가 행사에 동참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헤글르 젤레멍떼르(Règles Élémentaires) 협회와 시민연대활동 단체인 라 파브리끄 드 라 솔리다리떼(La Fabrique de la Solidarité)는 3월 8일부터 20일까지 파리 각 시청과 타라 자몽(Tara Jarmon)에서 여성 생리 용품 및 위생 용품 기부 행사를 개최했다.
헤글르 젤레멍떼르(Règles Élémentaires)는 여성의 월경 불안에 맞서 싸우기 위해 2015년에 설립된 프랑스 최초의 협회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여성 생리 및 위생 용품을 프랑스 전국 각지에서 수거해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여성에 대한 각종 타부를 깨는 운동을 한다.
또한, 개인 및 단체로부터 기부금을 모집하기도 하고, 각종 시민 단체와 협력하여 전국에 기부 박스를 설치하여 물품을 수집한다. 협회가 설립된 이래, 400만 개가 넘는 물품이 필요한 곳에 재분배됐다.
◆마트, 시청, 사무실, 학교 등 전국 곳곳에 설치된 여성 생리 용품 기부 박스 ©Règles Élémentaires 홈페이지
타라 자몽(Tara Jarmon)은 프랑스 여성 의류 브랜드로서 이번 행사에 협력하기 위해 파리에 있는 매장 중 5 곳에 기부 박스를 설치했다. 필자는 그중 한 곳인 생제르맹(Saint-Germain)에 위치한 타라 자몽(Tara Jarmon) 매장을 찾았다.
직원의 말에 따르면 타라 자몽(Tara Jarmon)은 매년 세계 여성의 날,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이 적다고 했다. 거리 행진 등 각종 퍼레이드를 통해 행사 취지를 더 알릴 수 있는데 올해는 계속되는 팬데믹으로 인해 퍼레이드도 없고 거리가 조용해서 많이 아쉬워했다.
◆기부 행사 참여(왼쪽), 타자 자몽(Tara Jarmon) 생제르맹 지점 직원과 이번 행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오른쪽) ©모니카 박
필자가 다녀간 3월 12일 오후, 매장 안에는 손님도 없었고 늘 북적이던 생제르맹(Saint-Germain) 거리에도 사람이 거의 없이 조용했다. 뜻깊은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의 목소리도 담고 싶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이 없어서 아쉬웠다. 기부는 시민 누구나 여유가 되는 만큼 직접 물품을 기부함에 넣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기부 박스 안에는 이미 기부한 여성 생리 용품이 들어있었다. 코로나 19 때문인지 그중 손 세정제도 꽤 포함되어 있었다.
수집된 물품들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물었더니, 헤글르 젤레멍떼르(Règles Élémentaires)가 주기적으로 수거하며, 지역 내 각종 자원봉사 단체 및 여성 취약계층 지원 단체에 분배하고, 이 단체가 노숙자, 실직자,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들, 기초 생활자들과 같은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에게 직접 나누어 준다고 했다.
특히 올해는 대학생들에게 더욱 많이 전달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코로나 19로 인해 아르바이트 자리가 부족해지면서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한 대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학생 연합회(FAGE)가 2020년 말, 18세에서 25세 사이의 6,5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중 13%는 돈이 부족해서 생리 용품과 식료품을 비롯한 다른 생활필수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답했다.
프랑스 여론 연구소(IFOP)의 2019년 연구 자료에 따르면, 약 200만 명의 프랑스 여성이 월경 불안의 피해자이며 위생 용품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리 용품을 살 돈이 없거나 충분한 공급을 받지 못해서 월경 기간 중 존엄한 삶을 유지하기 힘들며, 이는 심각한 신체적 심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여성의 생리 용품 사용은 기본적인 인권이다. 하지만 사회적 취약여성계층에 있어서 생리 빈곤 문제는 한 끼 식사값과 고민해야 할 정도로 큰 문제이다. 코로나 19로 생활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생리 빈곤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비단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의 상황이기도 하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여성 생리 용품 무상 지급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각국 정부는 이를 위한 대책 마련과 함께 시민들의 더 많은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BS 글로벌 뉴스로 게재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