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시작과 함께 파리 성인 수업(CAP)도 시작
프랑스어, 외국어, 바칼로레아, 전문 직업 교육 등 다채로워
백세 시대 맞아 평생 배움의 끈 놓지 않아야
2021년 새 학기 시작과 함께 파리시의 성인을 위한 수업(Les Cours d'Adultes de Paris)도 함께 시작한다. 만 18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2021년 가을학기부터 2022년 봄학기까지 1년 동안 진행되는 다양한 교육 과정에 지원할 수 있다.
수강 신청은 파리 시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며, 학기별로 9월, 11월, 내년 1월 및 3월에 각각 신청 가능하다.(홈페이지 참고: https://cma.paris.fr/)
◆성인을 위한 수업 ©파리 시청 홈페이지
분야별로 검증된 850명의 전문 교육 강사들이 140개의 학교 건물에서 매일 저녁 수강생들의 니즈에 맞춰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한다. 이들은 수강생들이 배움에 대한 욕구와 새로운 지식에 대한 열의를 가짐으로써 개인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전문화하는 것을 공동의 목표로 삼는다.
교육 과정은 크게 외국인을 위한 프랑스어, 모국인을 위한 프랑스어, 외국어, 일반 교육, 전문 직업 교육으로 분류된다.
◆크게 5개로 분류된 교육 과정(외국인을 위한 프랑스어, 문해력이 부족한 프랑스인을 위한 프랑스어, 외국어, 전문 직업 교육, 일반 교육) ©파리 시청 홈페이지
프랑스어 수업의 경우, 읽고 쓰기가 원활하지 않은 프랑스인을 위한 수업, 장애가 있는 사람을 위해 특별 교수법을 사용한 수업 등 수업 대상자를 세분화해 진행한다.
외국어 수업은 한국어, 영어, 아랍어, 독일어, 중국어, 그리고 수화를 포함한 총 124개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124개의 외국어 수업 중 한국어 수업도 있다. ©수강 신청 홈페이지
일반 교육 과정은 한국의 대입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바칼로레아 준비반이 있다. 배움의 기회를 놓쳐서 학업을 재개하고자 하거나 진로를 변경해 다른 직업을 새롭게 가지길 원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바칼로레아를 준비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파리 14구에 위치한 파리 성인 고등학교(Lycée d’Adultes de la Ville de Paris)에서 수업을 한다.
전문 직업 교육 과정을 살펴보면 스타일리스트, 패션 디자이너, 행정관, 편집자, 창업가, 요리사, 제과제빵사, 소믈리에, 일러스트레이터, 웹디자이너, 포토그래퍼, 기술공 등 다양한 직군의 교육 과정으로 이뤄진다.
100개 이상의 새로운 전문 직업 교육 과정은 온라인 원격 수업을 포함해 46개의 직업 교육 과정 및 17개의 인증 프로그램 등 더욱 전문화된 수업으로 구성된다.
다양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에서 각 개인이 자신의 삶과 일을 균형 있게 가꾸고, 자신의 삶을 더욱 탄탄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다.
양질의 교육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시에서 제공하는 만큼 전문 직업 교육 과정의 경우, 학업 동기 및 계획서 제출, 간단한 인터뷰 및 테스트 등 수업 신청 자격 요건이 있다. 공정한 지원자 선발을 위해 구직자 또는 보조금을 받는 사람에게는 가산점이 주어지며, 이전 수강 경험이 있는 신청자는 기존 출석 및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선발한다.
학생 및 직장인들을 위해 수업 대부분은 저녁 6시 30분 이후에 시작된다. 비용은 한 학기당 최소 20유로(한화 2만 7천 원)에서 최대 300유로(한화 41만 1천 원)이다.
파리 성인 교육의 역사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혁명 당시, 프랑스 정치가이자 외교관인 샤를모리스 드 탈레랑페리고르(Charles-Maurice de Talleyrand-Périgord)는 1791년 9월 10일, 11일 및 19일 제헌 의회에 ‘대중 교육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서 찬사를 받았다.
◆과거 파리 성인 교육(CAP) 모습. 그림 아래에 야간 공립학교라고 씌어 있다. ©파리 시청 홈페이지
1820년 ‘기초 교육을 위한 사회(la société pour l'instruction élémentaire)'가 만들어졌고 여성을 위한 과정을 포함해 파리에서 최초의 성인 교육 과정이 설립됐다.
1833년 교육부 장관 프랑수아 기조(Fraçois Guizot)가 각 지방 자치 단체가 성인 교육 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기초 교육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1837년 117,000명의 시민들이 프랑스 전역에서 수업을 들었다.
1872년 Boulevard de La Villette(오늘날 Lycée Diderot 고등학교)에 최초의 시립 직업학교가 설립됐다.
제5공화국 이래, 파리시는 성인을 위한 교육 과정을 지속해 왔다. 주로 저녁에 이뤄지는 수업은 시민들이 노동 시장의 다양한 요구와 변화에 적응하고, 고용 시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꾸준히 발전했다.
최근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조사한 성인 문해 능력 조사에서 한국인 200만 명은 기본적인 읽기 및 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에 따르면 18세에서 65세 사이의 도시 거주 프랑스인 중 7%에 해당하는 250만 명이 글을 읽고 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만 문해력이 떨어지는 성인을 위한 프랑스어 과정은 이러한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 대책으로 보인다.
백세 시대에 평생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200년 역사의 파리 성인 교육 과정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한국 사회도 이러한 성인들을 위한 교육 과정을 다양하게 개발해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끝으로 한국 시민들도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 시장 및 구직 시장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자아실현의 욕구를 끊임없이 충족하며, 자신의 삶과 일을 균형 있게 가꿔 나갈 수 있도록 평생 배움의 끈을 놓지 않기를 기대한다.
[EBS 글로벌 뉴스에 게재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