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과 첫 만남. 2025년 3월
아아아 나는 예전에 참 옷을 좋아했는데. 나름 옷도 잘 입는다는 소리도 들었었는데.
내 옷장은 옛날 스멜이 나는 옷들이 가득이다.
요새는 자기 사이즈보다도 두 치수 더 큰 옷들이 유행이라지만 내가 한창 일할 때 (10년 전인가...) 그때는 슬림이 유행했었다... 한때 번돈으로 족족 옷이나 나 가꾸는데 돈을 썼기 때문에 나름 좋은 브랜드들의 옷이나 신발들이 있지만.
첫 번째로 일단 애 둘을 낳고 보니 그때의 체중보다 3-4킬로가 늘어서 그때 옷이 안 맞는다. 그때 빅사이즈 옷들이 차라리 유행했더라면 지금 입을 수라도 있을 건데. 특히 가슴과 허리사이의 몸통 부분과 팔뚝 부분은 이건 체중을 떠나서 체형이 바뀌었다는 말이 맞는 거 같다. 내가 좋아하는 춈미는 엄청난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몸통과 팔뚝 다 빠진 거 같지만, 그녀는 팔뚝은 제일 마지막에 빠진다는 말을 남겼다...
두 번째로 가끔 예전 회사동기나 엄마들 모임이나 좀 차려입고 싶을 때 무리해서라도 옛날 옷들을 입어도, 아 먼가 옛날 티가 난다...! 말로 자세히 설명은 안돼도 아래위로 타이트한 옷들은 먼가 나 무리해서 옛날 옷들 입고 왔어요 하고 광고하는 거 같다...!
둘째가 태어나고 1년 후에 새로 직장을 구해서 복직을 했다. 나름 임원급이어서 일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먼가 내 안에서는 스티브잡스 스타일이라는 게 있었는지 옷이나 외관에 에너지를 쓰는 게 아깝다고 생각도 했었고 실제로 옷을 사려고 해도 달라진 몸무게나 체형 때문에 어차피 만족을 못하기 때문에 옷을 살 생각도 없었다. 택한 것은 무인양품의 칼라가 없는 셔츠... 흰색에 똑같은 셔츠를 세 개를 샀다. 하나는 카키색 ㅋㅋ 바지도 남성복코너에서 (여성복은 L사이즈를 사야 좀 허리가 낙낙한 편인데 남성복 사이즈도 입을 수 있겠다 싶어서) 가장 포멀 한 바지로 검은색 갈색, 남색류의 바지를 샀다. 그리고 아래위로 돌려 입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 지금도 내 전 직장 동료들을 만나면 나의 핀 힐들과 딱 붙는 정장의 핏의 얘기가 나오는데 버려도 너무 많이 버렸었다.
그렇게 새로 구한 직장에서 약 1년을 일했다. 나의 스티브잡스 패션의 시대. 그렇게 1년으로 끝나고 다음 직장을 찾다가 문득 예전부터 전문가 → 라이프 스타일 중심 전환에 다시 관심을 가지고, 한창 삐뚤어지기 시작하던 당시 만 2세의 둘째와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남이 만든 회사에 취직하기보다는 내 회사를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사장님 한 명의 회사가 탄생하고 이 사장님 한 명의 브랜딩으로 어떻게 먹고살 수 없을까 궁리를 하다가 나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주변에 이런 얘길 하기 시작. 그러던 중 광고기획을 하는 지인이 스타일리스트 친구분을 소개해주기로 얘기가 흘러가고 나는 그렇게 2025년 3월에 스타일리스트와 첫 미팅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