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트 척도 라는 것이 있다. 심리검사에서 종종 쓰이는 기법으로서, 계량하기 어려운 주관적 사안들을 수치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100점 만점에 과연 몇 점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모호하거나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몇 번 반복해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평소 내가 크게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던 사안들을 한번 정리해서 자문자답을 해봤다.
-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열망하는 정도는 100점 만점에 30점이다. 내가 금전적으로 덜 궁핍해서 일 수도 있겠으나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다. 어쩌면 내가 게을러서 그런지도.
- 나는 심리상담 일을 잘 하고 싶다.
열망하는 정도는 100점 만점에 50~60점 정도. 성취감이 없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거창한 비전을 기대하거나 큰 만족감을 얻기는 어려운 느낌. 이 일에 있어 내가 너무 타성에 젖은 건 아닌지 반성해 본다.
- 나는 책을 쓰고 싶다.
100점 만점에 80점. 여러 가지 질문 중에 그래도 제일 점수가 높게 나오는 항목인 거 같다.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책에 담아보고 싶기도 하고 그걸 통해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나를 알리고 싶은 욕망 혹은 야망이 있는 것 같다. 내 안에 열망이라는 게 있다면 아마도 이 것이 가장 열망에 근접한 항목일지도.
그 외에 몇 가지가 더 있지만 대부분 50점도 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이렇게 재미없게 살았나 싶어 조금은 입맛이 쓰기도 하다. 나도 남들처럼 간절히 원하는 목표를 향해서 치열하고 흥겹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면서 살고 싶은데 말이지.
어쨌든,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열망은 ‘책을 쓰는 것’인 것 같다.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다. 글 쓰는 연습도 더 꾸준히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