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담심리사 김종운 Jun 10. 2022

이완은 참 어렵다

최근 이런저런 사유로 인해 거의 20년간 발을 끊었던 성당을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성가대에도 들어갔다. 딱히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굳어가는 감정을 다시 살리고 정신적으로 많이 소진되는 내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다행히 성가대 대원분들도 반겨주시고, 서툴지만 화음을 맞춰가는 과정도 꽤 재미가 있었기에 나름으로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잘하고 싶은 의욕만큼 노래는 영 따라와 주지 않아서 속상한 부분도 크다. 그래서 유튜브를 보면서 발성과 호흡을 배우고 연습을 하고 있다. 


발성 연습을 하다보니 내 몸의 여러 가지 부분에서 문제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윗 가슴과 목 앞의 근육이 많이 경직되어 굳어진 느낌이다. 아마도 이 것이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의 원인이기도 한 것 같다. 


목 앞의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해 맛사지 건도 사용해보고 의식적으로 긴장을 풀기 위해 계속 시도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리고 이 부분에 힘이 바짝 들어가있는 것을 풀려면 다른 부분에서 힘을 받아주어야 하는 건가 싶은 느낌도 든다. 


목 앞의 부담을 줄이려면, 우선 팔과 어깨 그리고 목이 아래로 내리누르는 부담을 등에서 충분히 분담해서 받아주어야 한다. 그리고 등이 목의 부담을 받아주려면 배와 허리가 상체를 바르게 받쳐주어야 한다. 배와 허리가 상체를 바르게 받아주려면 엉덩이 근육이 골반을 바른 각도로 잡아주어야 하고, 엉덩이 근육이 제대로 힘을 내려면 양 발바닥이 체중을 고르게 지탱해줘야 한다. 


결국 몸 전체의 밸런스를 바르게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단번에 전부 해결하기는 무리인 듯하니, 하나씩 하나씩 잡아가야 할 듯싶다. 우선 꾸준히 발성 연습을 하면서 동시에 호흡을 통해 아랫배의 움직임을 활성화하고 복근과 허리가 상체를 바르게 잡아주는 자세를 습관화하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이렇게 내 몸을 바로 잡아 고쳐가는 과정은 시간이 제법 걸리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내 몸이 더 좋아지고 불편한 느낌이 줄어들고 건강해지는 느낌을 키워가는 과정은 뿌듯하고 성취감이 크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마치 어릴 때 레고와 같은 조립식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느낌이기도 하다. 어렵지만 재미있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니. 



작가의 이전글 나의 열망에 점수를 매겨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