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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심리사 김종운 Oct 14. 2022

애착의 소식좌, 내향성 I

마음 관리

MBTI가 유행을 타면서 외향성 E와 내향성 I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간혹 외향성과 내향성 성격에 대해 단순히 외향성은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걸 좋아하고 내향성은 그냥 집안에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인식은 틀린 건 아니지만 다분히 오해의 여지가 있다. 왜냐하면 외향성이라 하여 무조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내향성이라 하여 무조건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를 원한다.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고 친밀한 애착을 나누기를 원한다. 이는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본능이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거의 예외 없이 통용된다. 그렇기에 흔히 내향성이라 분류되는 사람들에게도 타인과 어울리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분명히 존재한다. 


단, 정도의 차이는 있다. 타인과 가까워지고자 하는 애착의 욕구는 마치 식욕과도 같아서 어떤 사람은 작고 어떤 사람은 크다. 어떤 사람은 밥을 몇 그릇을 먹고도 부족해서 후식까지 추가로 챙겨 먹지만, 또 어떤 사람은 눈곱만큼 작은 양을 먹고도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지 못하고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이게 바로 외향성과 내향성의 차이다. 


내향성은 친밀한 애착에 대한 욕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적은 사람을 만나고 적은 시간을 어울려도 금방 애착의 욕구가 충족될 뿐이다. 사람은 애착의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면 사람들과 더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을 갖기를 원한다. 배가 잔뜩 부르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더 쳐다보기도 싫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외향성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이미 많이 먹었어도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한 젓갈 더 집어 먹고자 하는 대식가처럼 외향성은 사람을 만나고 친밀한 애착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에 좀처럼 지치지 않으며 오히려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기운을 얻는다. 


그러나 외향성이라고 해서 무한정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애착의 포만감이 올 때가 있고, 그러면 외향성 역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진다.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충전된 에너지를 사용해 자신 안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혼자 있을 때만 가능한 다양한 휴식이나 작업에 몰입할 수 있다. 


사람들이 자신을 내향성 혹은 외향성이라는 구분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내향성도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누리는 시간이 필요하고 외향성 역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음식을 적절히 먹어야 몸의 건강을 이루는 것처럼, 마음 역시 그러하다. 우리 모두 마음의 건강을 위해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친밀한 애착을 누리며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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