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년 원장의 인생 노트 13
6.25 전쟁 직후의 혼란스러운 시대, 울산에서 동태를 머리에 이고 다니며 장사하던 한 여집사님이 있었다.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면서도 그녀에게는 오랜 소원이 있었다. 주님께 성전 하나를 바치고 천국에 가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었다. 그녀는 그 소원을 품고 무려 10년 동안 매일 기도했다. 하지만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동네를 돌며 동태를 팔고, 기도를 하는 평범한 날들이 이어졌다.
어느 날, 동태를 팔러 다니던 그녀에게 특별한 일이 생겼다. 한 할머니가 동태 한 상자와 오래된 복주머니 하나를 바꿔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 복주머니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무엇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할머니의 간절한 마음에 감동해 동태를 그냥 주었다. 집에 돌아와 복주머니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이상하게 생긴 물건 하나가 들어 있었다.
이 물건의 정체를 알기 위해 목사님과 함께 서울 인사동의 골동품 가게로 향했다. 가게 주인은 물건을 보자마자 흥분하며 10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 당시 10만 원은 엄청난 금액이었다. 목사님은 물건을 팔지 않고 감정을 의뢰하러 온 것이라고 말하며 자리를 뜨려 했지만, 가게 주인은 계속 값을 올렸다. 결국, 6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물건은 전쟁 중 미군 장교가 소지했던 귀중한 골동품이었다.
그 돈을 손에 쥔 여집사님은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그녀는 300만 원을 성전 건축 헌금으로 내고, 100만 원은 할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드렸다. 남은 200만 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기도하던 중, 그녀는 환상 속에서 바닷가 근처 잡풀이 무성한 자갈밭을 사라는 계시를 받았다. 주변 사람들은 쓸모없는 땅이라고 말렸지만, 그녀는 주님의 뜻을 믿고 땅을 샀다.
그 후 몇 년 동안 그녀는 계속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집에 신사 두 명이 찾아와 그 자갈밭을 사겠다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천만 원, 그다음에는 1억 원, 2억 원까지 값을 올렸지만, 그녀는 팔지 않았다. 결국, 그 땅은 현대자동차의 정문 자리가 되었고, 그녀는 29억 원에 땅을 팔게 되었다. 이 돈으로 그녀는 교회를 아름답게 짓고, 남은 돈으로 또 다른 땅을 구입했다. 그 땅에는 이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그녀는 수천억 대의 자산가가 되었다.
이 모든 일은 동태를 팔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여집사님의 간절한 기도로 시작되었다. 그녀는 단순히 부자가 되기를 바란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소원은 주님의 영광을 위해 성전을 짓는 것이었다. 그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그녀의 삶에 기적 같은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물론 모든 간절한 소원이 이렇게 물질적인 축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기도와 믿음의 힘이 얼마나 놀라운지 보여준다. 잘 사는 삶이란 단순히 돈과 재물을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다. 주님이 주신 비전과 목적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부유함이다.
동태 장사로는 교회를 지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여집사님은 기도로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을 남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고, 어떤 비전을 품고 기도하느냐는 것이다. 그 비전이 하늘에 닿을 때, 주님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응답해 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