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 기업, AI 패권 전쟁 본격 돌입… 오픈AI·MS와 손잡고 ‘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IT 기업들이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AI 강자들과 손을 잡으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자체 AI 기술을 강화하며 ‘소버린(주권) AI’ 전략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카카오는 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AI 협력 관련 파트너십을 발표할 예정이다. 카카오가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AI 시장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오픈AI의 AI 모델이 카나나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카카나는 카카오톡과 유사한 메신저 기반 AI 서비스로, 개인 비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이 적용된다면 사용자 경험(UX)과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MS와 5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한 KT는 올해 상반기 중 GPT-4o 기반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산업별 맞춤형 AI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KT는 공공·금융 시장을 겨냥해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을 도입하고, 한국의 보안 및 규제 환경을 고려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이를 위해 KT는 MS 한국법인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사업을 담당했던 전승록 씨를 전략·사업컨설팅부문 GTM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SK텔레콤(SKT)도 AI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AI 서비스 ‘에이닷’을 출시한 SKT는 이후 국내외 기업과 협력해 AI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최근에는 AI 개인 비서 서비스 ‘에스터(A.Star)’를 통해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보다는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택했다. ‘소버린 AI’를 기치로 내건 네이버는 자체 대형 언어 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의 성능을 강화하며 공공 및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사우디 아람코 자회사인 아람코디지털과 협력해 중동 총괄법인 ‘네이버 아라비아’ 설립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B2B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하이퍼클로바X’를 공공 부문에 도입하며, 해외 AI 기업들이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오픈AI, MS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카카오, KT, SKT와 독자적인 AI 모델을 발전시키는 네이버까지, 국내 IT 기업들의 AI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IT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수집, AI 모델 개발에서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찬준 고려대 정보대학 AI 연구교수는 “AI 시장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형 AI 기술력을 키워 ‘제2의 딥시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