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혼의 구조와 인간의 내면

아주 쉬운 플라톤의 국가 03

by 김용년

영혼의 구조와 인간 내면의 정의


플라톤은 정의를 개인의 행동이나 법으로만 보지 않았다. 그는 정의가 우리 마음속, 즉 영혼 안에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인간의 영혼을 세 부분으로 나눠서 설명한다. 이 장에서는 플라톤이 말한 영혼의 구조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왜 정의와 연결되는지를 쉽게 설명해본다.


이성, 기개, 욕망의 세 분할 구조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이 세 가지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첫째는 ‘이성’이다. 이성은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이다. 둘째는 ‘기개’이다. 기개는 용기나 자존심 같은 감정이다. 셋째는 ‘욕망’이다. 욕망은 배가 고프다거나, 뭔가를 갖고 싶다는 느낌이다. 이 세 가지는 우리 마음속에서 자주 싸운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 게임이 하고 싶을 때, 이성은 “공부해!”라고 하고, 욕망은 “놀자!”라고 한다. 이때 기개는 어느 쪽 편을 드느냐에 따라 행동이 결정된다.


‘자기 일 하기’로서의 정의


플라톤은 정의란 바로 이 세 가지가 서로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이 이끌고, 기개는 이성을 도와주며, 욕망은 통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나라가 잘 돌아가려면 왕, 군인, 시민이 자기 역할을 잘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 마음속에서도 각각의 부분이 자기 일을 하면 정의로운 상태가 된다. 이걸 플라톤은 ‘자기 일 하기’라고 불렀다.


내면 질서와 행복의 관계


그렇다면 이렇게 마음속이 정리된 상태가 왜 중요할까? 플라톤은 영혼 안에 질서가 잡히면 사람은 더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욕망이 너무 크면 자주 실망하거나 후회하게 된다. 기개가 너무 강하면 쉽게 화를 낸다. 이성이 약하면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쉽다. 하지만 이성이 중심이 되고 나머지가 잘 따르도록 하면, 우리는 실수도 줄고, 후회도 줄며, 더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국가와 영혼의 구조는 닮았다


플라톤은 개인의 영혼 구조와 국가의 구조가 닮았다고 보았다. 개인에게 이성, 기개, 욕망이 있듯, 국가에도 철학자(이성), 수호자(기개), 생산자(욕망) 계층이 있다. 국가가 정의로우려면 이들이 자기 역할을 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개인이 정의롭기 위해서는 마음속의 세 부분이 서로 싸우지 않고 조화롭게 작동해야 한다. 정의는 곧 조화이며, 질서이다.


정의롭지 않은 상태는 어떤 모습일까?


정의롭지 않은 상태란, 예를 들어 욕망이 이성을 이겨버린 상태다. 계속 먹고 놀기만 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은 무시한다면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다. 또 기개가 너무 강해져서 모든 일에 화를 낸다면 사람들과의 관계도 어려워진다. 이런 상태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 플라톤은 이런 혼란한 영혼 상태를 ‘부정의’라고 불렀다.


정의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다


많은 사람은 정의를 ‘법을 지키는 것’, ‘정직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플라톤은 그것보다 더 깊이 생각했다. 그는 정의를 사람의 내면에서부터 시작되는 질서라고 보았다. 그러니까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자기 욕망만 쫓아 사는 사람은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실제로는 정의롭지 않다고 본 것이다.


왜 우리에게 이 개념이 중요한가?


오늘날도 사람들은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그런데 행복은 단순히 돈이 많거나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데서 오지 않는다. 마음속이 평화롭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할 때 진짜 행복이 찾아온다. 플라톤은 바로 그걸 정의롭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정의는 단지 사회 질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각자가 잘 살기 위한 중요한 열쇠다. 『국가』는 이처럼 개인과 사회를 동시에 바라보게 만든다.


YouBook 유북 : 초등생도 이해하는 플라톤의 『국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정의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