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교육과 선의 이데아

아주 쉬운 플라톤의 국가 05

by 김용년


교육과 선의 이데아


플라톤은 이상국가를 이루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교육'이라고 보았다. 그는 교육을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진리로 이끄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이 장에서는 플라톤이 왜 시가와 예술을 검열하려 했는지, '선의 이데아'는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유명한 '동굴의 비유'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쉽게 풀어본다.


시와 예술의 검열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 시인과 예술가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시와 예술은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고 현실을 왜곡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호메로스 같은 시인이 신을 인간처럼 질투하거나 복수하는 존재로 묘사하는 것을 비판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사람은 신을 존경하기보다 두려워하거나 왜곡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슬픔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과도하게 표현하는 예술은 사람의 감정을 흐트러뜨려 이성적 판단을 방해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그는 교육에서는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해야 하며, 감정에 휘둘리는 예술은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의 이데아란 무엇인가?


플라톤의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이데아(idea)'다. 이데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사물과 개념의 진짜 모습, 즉 본질이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이데아는 '선(善)의 이데아'다. 선의 이데아는 모든 진리와 가치의 원천이며,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적이다. 마치 태양이 모든 것을 비추어 보이게 하듯, 선의 이데아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살도록 도와주는 빛이다. 플라톤은 이 선의 이데아를 이해하는 자만이 진정한 철학자이고, 이런 철학자만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동굴의 비유로 본 진리 인식 과정


플라톤의 사상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동굴의 비유'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어떤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어두운 동굴 안에 갇혀 있었고, 그들은 오직 앞에 비치는 벽에만 집중하며 살아간다. 벽에는 불빛과 사람들의 그림자가 비치는데, 그들은 그 그림자만을 보고 그것이 현실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한 사람이 동굴 밖으로 나가면 처음에는 밝은 빛에 눈이 멀지만, 점차 진짜 세계를 보고, 태양(선의 이데아)을 보게 된다.


이 비유는 우리가 평소에 보고 믿는 것이 진짜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고통스럽고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진짜 세계를 이해하면 다시 동굴로 돌아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을 알려야 한다는 철학자의 의무도 보여준다. 플라톤은 철학자의 역할이 바로 이처럼 진리를 보고 사람들을 깨우치는 것이라 생각했다.


교육은 영혼을 이끄는 여정


플라톤에게 교육은 단순히 책을 읽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어둠에서 빛으로 인도하는 과정이다. 영혼이 점차 감각의 세계에서 이성의 세계로, 그리고 결국 진리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 과정은 빠르지 않다. 꾸준한 훈련과 철학적 대화, 그리고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플라톤은 특히 젊은 시절부터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습관과 성향은 어릴 때부터 형성되기 때문이다. 좋은 시민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올바른 가치와 진리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현대 교육에 주는 시사점


오늘날의 교육은 주로 입시나 취업을 위한 지식 전달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플라톤은 교육의 본질은 인간다운 삶을 사는 데 있다고 말한다. 단지 좋은 대학, 안정된 직장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무엇이 진짜 옳고 그른지,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것이 진짜 교육이라는 것이다. 진리를 향한 갈망, 그리고 선한 삶에 대한 추구가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플라톤이 우리에게 묻는 질문


플라톤은 말한다. "당신은 지금 동굴 속에 있지 않은가? 당신이 보고 믿는 것이 정말 진짜인가?" 우리는 과연 진실을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현실의 편안함과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국가』는 그 질문을 던지고, 철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그 길을 안내해준다. 플라톤에게 교육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 전체를 바꾸는 힘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진리를 보고, 그것을 실천하려는 철학자의 자세가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갖추어야 할 ‘정의로운 시민’의 모습일 것이다.


YouBook 유북 : 초등생도 이해하는 플라톤의 『국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정의로운 국가의 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