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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과 존 레논: 평화의 메시지를 노래하다

by 정영기

RM과 존 레논의 음악에 관한 가상 대화

카페의 조용한 한 구석, 방탄소년단의 리더 RM과 비틀즈의 전설 존 레논이 마주 앉아 있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는 풍경이 보인다.


존 레논: 음, 차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쁘네요, RM씨. 당신의 음악을 들어보았어요. 흥미로운 메시지들이 많더군요.


RM: 제가 진짜 존 레논을 만나다니 믿기지 않네요. 저는 어릴 때부터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며 영감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매진(Imagine)'은 제 인생의 노래예요.


존 레논: (미소 지으며) 고맙습니다. 그런데 난 궁금해요. 현대의 K-pop 아티스트로서, 음악이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RM: 저에게 음악은... 세상과 소통하는 다리입니다. 제 내면의 혼란스러운 생각들을 정리해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이자, 때로는 제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전달해주는 메신저예요. 레논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60년대와 70년대에 음악의 의미는 무엇이었나요?


"음악은 단순한 소리의 나열이 아니라, 시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영원한 다리다."


존 레논: 우리 시대에 음악은 혁명이었어요. 우리는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바꾸려 했죠.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외쳤어요. 사랑과 평화라는 단순한 메시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고 싶었죠.


RM: 맞아요. 'Give Peace a Chance', 'Power to the People' 같은 노래들이 그 시대의 정신을 상징했죠. 저희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시대가 달라졌을 뿐이죠. 저희는 'Love Yourself'라는 메시지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세상의 변화가 시작된다고 이야기했어요.


존 레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렇군요. 그런데 요즘 시대에 음악의 사회적 역할에 제약은 없나요? 상업성과 메시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어렵진 않나요?


"진정한 예술가는 상업성이라는 바다에서도 메시지라는 등대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RM: 물론 어렵죠. 특히 K-pop이라는 장르는 상업적인 면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그 안에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Am I Wrong'이나 'Go Go' 같은 곡들은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Paradise'는 성공에 대한 사회적 압박에 의문을 제기했죠.


존 레논: 그런 접근법이 마음에 들어요. 우리 시대에도 대중성과 메시지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게 늘 과제였어요. 비틀즈가 시작했을 때는 그저 사랑 노래를 불렀지만, 점차 더 깊은 주제로 나아갔죠.


RM: 맞아요. 음악은 진화하는 거니까요. 레논 씨, 제가 궁금한 게 있어요.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음악이 여전히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존 레논: (잠시 생각하다가) 당연하죠. 오히려 더 강력해졌을 수도 있어요. 내 시대에는 라디오와 레코드가 전부였지만, 이제는 전 세계가 즉시 연결되어 있잖아요. 방탄소년단의 메시지가 서울에서 뉴욕, 런던, 리우데자네이루까지 동시에 전달될 수 있어요. 그건 우리 시대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죠.


"음악의 힘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증폭되었다. 한 소년의 노래가 지구 반대편 소녀의 영혼을 울릴 수 있는 시대다."


RM: 맞아요. 기술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동시에 음악의 수명이 짧아진 것 같아요. 한 곡이 오래 기억되기보다는 빠르게 소비되고 잊혀지는 경향이 있거든요.


존 레논: (고개를 끄덕이며) 그건 안타까운 일이네요. 하지만 진정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는 결국 시간을 견뎌낸다고 생각해요. 'Imagine'이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불리는 것처럼요. 당신들의 'Spring Day'나 'Black Swan' 같은 노래도 오래 기억될 거예요.


RM: 그 말씀을 들으니 힘이 나네요. 사실 요즘은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거든요. 음악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냥 일시적인 위안에 불과한 건 아닐까...


"의심은 예술가의 숙명이다. 그 의심이 더 깊은 진실을 향한 여정이 된다."


존 레논: (RM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모든 혁명은 누군가의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었어요. 음악은 그 씨앗을 심는 일이죠. 당신이 만든 노래가 한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그렇게 변화는 시작되는 거예요.


RM: 음악이 갖는 힘이 바로 그거죠.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더라도,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요.


존 레논: 그리고 잊지 마세요. 음악은 항상 진실해야 해요. 내가 'Working Class Hero'를 쓸 때도, 'Mother'를 쓸 때도 그랬어요. 내 진짜 이야기, 내 진짜 감정이었죠. 그게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 비결이에요.


"거짓된 노래는 멀리 갈 수 없다. 진실만이 시간의 바다를 건널 수 있는 배다."


RM: 맞아요. 저희도 'Magic Shop', 'Blue & Grey' 같은 곡에서 저희의 진짜 이야기를 담으려 했어요. 힘들었던 순간들, 두려움, 불안감까지도요.


존 레논: (커피를 마시며) 그런데 난 궁금해요. 당신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뭐였나요? 음악적으로나 메시지 전달 면에서요.


RM: 가장 큰 도전은 언어의 장벽이었던 것 같아요. 한국어로 노래하면서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음악 자체가 언어가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점차 영어 가사도 더 많이 넣기 시작했고요.


"진정한 음악에는 번역이 필요 없다. 감정은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보편적 언어니까."


존 레논: 그건 우리가 겪지 않았던 도전이네요. 영어권 아티스트라는 특권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들은 그 벽을 허물었잖아요. 음악의 진정한 언어는 결국 감정이니까요.


RM: 맞아요. 그리고 또 하나의 도전은 K-pop이라는 장르에 대한 편견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K-pop을 깊이 없는 음악으로 여겼거든요. 그런 편견을 깨는 것도 우리의 여정이었습니다.


존 레논: 비틀즈도 처음에는 '팝 아이돌'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었어요. 소녀들의 비명소리만 들리는 밴드로요. 하지만 우리는 그 프레임을 깨고 나왔죠. 'Rubber Soul'부터 'Revolver', 'Sgt. Pepper'로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서요.


"편견의 벽을 부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혁신가의 운명이다."


RM: 저희도 그런 여정을 걷고 있다고 생각해요. 'Wings'부터 'Love Yourself' 시리즈, 'Map of the Soul'까지요. 계속해서 성장하고 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존 레논: (미소 지으며) 그럼 앞으로의 꿈은 뭔가요? 음악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RM: 음... 저는 더 많은 경계를 허물고 싶어요.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다양한 장르 간의 경계를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레논 씨는 어땠나요? 비틀즈 이후, 솔로 활동을 하면서 꿈꿨던 것은요?


존 레논: 난 단순히 솔직해지고 싶었어요. 비틀즈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표현하고 싶었죠.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꿨어요. 노래만으로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음악가의 궁극적 꿈은 자신의 진실을 노래하는 것, 그리고 그 진실이 세상에 메아리치는 것이다."


RM: 그 꿈은 여전히 살아있어요. 저희도 UN에서 'Speak Yourself' 연설을 했을 때 같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평화를 향해 나아가자고요.


존 레논: (감동한 표정으로) 그래서 난 당신들이 마음에 들어요. 단순한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 메시지가 있는 아티스트니까요. 앞으로도 그 길을 계속 걸어가길 바랍니다.


RM: 감사합니다. 레논 씨의 응원은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음악의 본질은 결국 진실과 소통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존 레논: (창밖의 비가 그치는 것을 보며)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하지만 이런 대화는 언제나 짧게 느껴지죠.


RM: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현시대의 젊은 음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요?


"시간을 초월한 대화, 그것이 음악의 마법이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영혼이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


존 레논: (생각에 잠겼다가) 트렌드를 따라가지 말고, 트렌드를 만들어라. 남들의 기대에 맞추려 하지 말고, 네 진짜 목소리를 찾아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음악이 단순한 '산업'이 되지 않게 하라는 거예요. 음악은 언제나 영혼의 표현이어야 해요.


RM: (고개를 깊이 끄덕이며) 그 말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진정한 음악은 영혼에서 영혼으로 전해지는 대화다. 산업이 아닌 예술로 남아야 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존경의 눈빛을 받으며 악수를 나눈다. 카페의 스피커에서는 'Imagine'과 'Spring Day'가 묘하게 어우러진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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