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는 잠비, 겨울비는 술비
요즘 초가을인데 하루 걸러 비가 내린다. 반갑지 않다. 가을은 본래 높고 맑은 하늘의 계절이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비가 잦다.
옛 속담에 "여름비는 잠비, 겨울비는 술비"라는 말이 있다. 여름비는 모내기가 끝난 후라 할 일이 없고 무더위를 식혀주니 낮잠이나 자면 되고, 겨울비는 농한기라 밖에 나갈 일도 없으니 방 안에서 술이나 한잔 기울이면 된다는 뜻이다.
두 속담의 공통점은 비가 올 때 우리 조상들은 쉬었다는 것이다. 자연이 주는 휴식의 신호를 받아들이고, 그 시간을 온전히 즐겼다. 여름에는 낮잠으로, 겨울에는 술로. 비는 일을 멈추고 삶의 여유를 누리라는 계절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