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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Chan Chan):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by 정영기

처음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다큐멘터리를 접했을 때, 마음속 깊은 곳이 울렸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쿠바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모습은 단순한 음악 감상을 넘어 뭔가 더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죠. 그들의 깊게 파인 주름은 오랜 음악 인생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열기 속에서 '찬찬'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고, 이후 아바나의 해변 도로를 따라 오래된 자동차들이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달리는 장면은 이 곡의 매력을 더욱 깊이 각인시켰습니다.


'찬찬'은 단순한 노래를 넘어 개인적인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곡이 되었습니다. 노인들이 함께 이 곡을 주고받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의미 있는 광경이었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과 '찬찬' 살펴보려고 합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다큐멘터리: 음악 그 이상의 감동


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음악 영화를 넘어 쿠바 음악의 황금기를 재현하고 잊힌 거장들의 삶과 열정을 조명했습니다. 다큐 종반에 카네기 홀 공연에서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합니다. 일부 관객들은 이전에 쿠바 음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에도 영화를 통해 음악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했다고 고백했죠. 화려한 무대 뒤 소박한 일상과 이웃과의 정겨운 교류를 담은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마치 음악가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 듯한 친밀감을 선사했습니다.


출연 음악가들의 나이는 대부분 70대에서 90대였습니다. 69세 이브라힘 페레르는 은퇴 후 구두닦이로 생계를 유지하다 프로젝트에 합류했고, 88세 콤파이 세군도와 70대 후반의 루벤 곤살레스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습니다. 이들의 뛰어난 연주와 음악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영화는 오랫동안 잊혔던 쿠바 전통 음악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출연 음악가들은 국제적 스타로 재발견되었습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은 1930-50년대 쿠바 음악 황금기를 상징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찬찬': 쿠바 소울을 담은 매혹적인 선율


'찬찬'은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앨범의 첫 트랙이자 프로젝트를 상징하는 대표곡입니다. 콤파이 세군도가 1984년 작곡한 이 손(son) 장르의 곡은 그가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났을 때 떠오른 첫 네 마디 멜로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가사는 어린 시절 즐겨 들었던 동화 '후아니카와 찬찬'에서 영감을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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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처음 녹음된 이 곡은 1997년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앨범에 수록되면서 세계적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콤파이 세군도의 편안한 보컬, 엘리아데스 오초아의 기타, 이브라힘 페레르의 후렴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프로젝트의 상징적인 곡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가사에는 쿠바 동부 올긴 지방의 여러 마을 이름이 등장하며, 쿠바 농촌 지역의 삶과 문화를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찬찬'의 매력은 단순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꾸밈없는 진솔한 가사에 있습니다. 특히 베이스 라인과 싱코페이션이 강조된 "툼바오(tumbao)" 리듬은 이 곡만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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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의 풍경: 오래된 자동차와 말레콘의 의미


아바나 거리의 오래된 미국 자동차들은 쿠바의 독특한 문화적 상징입니다. 1959년 혁명 이후 미국의 경제 봉쇄로 자동차 수입이 중단되면서, 혁명 이전 수입된 올드카들이 지금까지 아바나를 누비고 있죠. 부품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쿠바인들은 뛰어난 기술과 창의력으로 이 차들을 유지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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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올드카들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쿠바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살아있는 박물관과 같습니다. 화려한 색상과 고전적 디자인은 아바나의 풍경에 독특한 매력을 더하며,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말레콘 해변 도로는 아바나 시민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상징적 공간입니다. 이곳은 시민들의 휴식과 산책, 낚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예술가들의 영감을 주는 장소입니다. 오래된 자동차를 타고 말레콘을 따라 드라이브하는 경험은 매우 낭만적입니다. '찬찬'의 매력적인 선율과 함께하는 아바나의 풍경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하며, 쿠바의 정취를 더욱 깊이 느끼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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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의 보편적인 매력: 추억과 감동을 넘어


'찬찬'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매혹적인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진솔한 가사에 있습니다. 특히 독특한 베이스 라인과 싱코페이션 리듬은 듣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몸을 흔들게 만드는 중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찬찬'의 음악적 구조가 매우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이며, 이러한 간결함이 오히려 곡의 매력을 극대화한다고 분석합니다.


'찬찬'은 언어와 문화를 초월하여 듣는 이들의 마음속 깊이 파고드는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곡이 가진 긍정적이고 활기찬 에너지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감을 선사합니다. 많은 이들이 '찬찬'을 들으며 개인적인 추억이나 향수를 느끼곤 합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음악 프로듀서는 '찬찬'을 "1990년대 앨범에서 가장 유명한 곡일지도 모른다. 최고의 음악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혼에 스며든다. 가사를 이해하든 못하든, 즉시 당신을 감동시킨다"라고 극찬했습니다. 이처럼 '찬찬'은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며,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곡입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과 '찬찬'은 단순한 음악 작품을 넘어, 쿠바의 문화,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담은 소중한 유산입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노장 음악가들의 열정과 혼이 담긴 연주는 깊은 감동을 선사했으며, '찬찬'의 매력적인 선율과 가사는 시대를 초월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과 '찬찬'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쿠바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Chan Chan


De Alto Cedro voy para Marcané

Luego a Cueto voy para Mayarí


El carino que te tengo

Yo no lo puedo negar

Se me sale la babita

Yo no lo puedo evitar


Cuando Juanica y Chan Chan

En el mar cernian arena

Como sacudia el 'jibe'

A Chan Chan le daba pena


Limpia el camino de pajas

Que yo me quiero sentar

En aquel tronco que veo

Y asi no puedo llegar


De Alto Cedro voy para Marcané

Luego a Cueto voy para Mayar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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