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타킴 Aug 03. 2023

필승! 메타버스 입영소는 왜 비난받을까?

오랜만에 메타버스 관련 글로 돌아왔습니다. 몸에 열이 많은 저는 여름만 되면 기운이 쭉쭉 빠지고 하는데요. 요즘은 정말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머리가 아플 정도입니다. 어제는 오피스 건물 전체가 에어컨을 풀가동해 두는 바람에 잠시 에어컨이 망가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건물 전체가 에어컨을 풀가동하니, 바깥 날씨가 더워질 수밖에 없겠다 싶기도 하더라고요. 


한 5년 전부터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찜통더위에, 미세먼지에.. 이렇게 가다가는 지하도시의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메타버스 시대를 언급할 때마다 하는 말 “메타버스 시대가 빨리 오려면 현실이 시궁창이어야 한다.” 이젠 지겨우시죠? 


그런데, 아무리 날이 덥고 밖에 나가기 싫다고 해도 메타버스 시대는 쉽게 오지 않을 겁니다. 지금의 수준으로는 더더욱 오지 않겠죠. 메타버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한 몫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콘텐츠의 부재가 가장 큽니다. 




병무청은 2천만 원을 투자해 입영문화제 월드를 제페토의 메타버스에 구현했습니다. 3D로 만들어진 툰 방식의 메타버스에서 귀여운 아바타로 돌아다니는 형태이죠. 각종 놀이요소도 있고, 메타버스에서 입영문화와 관련된 사진, 영상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비난을 받을까요?


병무청이 구현한 메타버스 입영소 /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이는, 언급드렸던 메타버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만들어 낸 아쉬운 결과물입니다. 우리나라의 시장은 메타버스를 아바타 기반의 바람의 나라 3D 버전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방식이 현재 기술 수준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대중들의 인식 또한 그에 맞추어져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디센트럴랜드도 로블록스도 아바타 기반의 툰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의 질과 양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죠. ‘게임’ 기반의 가상세계와 ‘가상세계’ 기반의 ‘가상세계’는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트래비스 스캇 메타버스 콘서트 / 출처: 포트나이트


트래비스 스캇의 IP를 활용해 콘서트를 열었던 포트나이트가 2,000만 달러의 수익으로 오프라인 공연 수익의 10배 성과를 거둔 것을 보면 아바타가 있냐 없냐의 차이가 아닌 ‘몰입감’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트래비스 스캇의 IP의 힘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이 콘서트가 툰 방식의 3등신 아바타가 연 콘서트라면 콘서트의 성과는 눈에 띄게 낮아졌을 것입니다. 포트나이트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이라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예를 들어 배틀 그라운드 게임 상에 메타버스 월드에서 걸그룹 뉴진스가 콘서트를 연다면 확실한 효과는 보장할 수 있겠죠. 


메타버스의 모습은 현실에 없는, 현실을 뛰어넘는 모습이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현실에도 있는, 현실이 더 나은 메타버스 서비스는 아무리 현실이 시궁창이 되어도 대중들이 찾지 않습니다. 현역병 입영을 격려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만들었다는 의도라면, 아쉽게도 어떤 방법으로 격려해도 현역병 입영은 즐겁지 않을 겁니다. 차라리, 입소식에 연예인을 섭외해 격려해 주는 것이 입소라는 순간을 잠시나마 잊기에는 최고의 격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콘텐츠는 어떨까..?


만약 우리 병무청만의 안심할 수 있는 입영문화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차라리, 과거와 달라진 입영문화를 직접 360 VR 카메라로 찍어 입구부터 입소식까지 전부 영상으로 보여줬다면 대한민국의 수많은 남자들은 해당 360 VR 영상을 보며 PTSD에 빠졌을 겁니다. 입영소는 현실에 ‘이미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굳이 몰입감 낮은 메타버스로 보여줄 필요도 없죠. 그리고, 더 나아진 입영문화에 대해 간접 체험하게 되겠죠. “나 때는~” 류의 댓글도 폭발할 겁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에 없거나, 현실을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현실에 한참 못 미치는 경험을 굳이 내 시간을 투자해서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메타버스 공간 확장을 고민하다 보면 ‘굳이 메타버스에서 해야 하나?’라는 한계에 매번 봉착합니다. 그리고 찾은 결론은 ‘현실을 대체하는 메타버스가 아닌, 현실 경험을 확장하는 메타버스를 만들자’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전시를 오프라인과 함께 메타버스에서도 동시에 개최해 메타버스에서 자신의 작품관을 감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기업은 메타버스에서 현실에는 만들 수 없는 브랜드 세계관이 담긴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자신들의 세계관을 경험시켜 줄 수 있습니다. 물론, 몰입감이 높은 메타버스에서 말이죠. 


메타버스에 대한 오해와 인식을 바꾸는 것에 사명감을 가져야겠습니다.


메타버스 김프로였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