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달이 떠 있는 한
어제 과학 유튜브를 보다가(평소 구독 안 하는 데 이것도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새삼스럽게 다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지구가 얼마나 운 좋게 성장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우주 전체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은 100개 남짓이라고 하고,
그중 생명체가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또 말도 못할 수준의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고 한다.
태양으로부터 조금만 가까워져도 불타는 행성이 될 거고,
태양으로부터 조금만 멀어져도 얼어붙는 행성이 될 거다.
그걸 45억년 동안이나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모든 우연에 우연이 거듭해서 인간이 지구에 첫 발을 내딛었다.
나는 영상을 보고 이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어.
그럼 태양과 지구를 운행하는 그 조화가, 우리의 삶 속에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마 어렵겠지.
그러니까, 나도 그 조화 속에서 움직이고 있고, 남들도 그 조화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모든 것이 이미 완벽한 조화다. 모든 것이 이미 신이 계획해둔 일이다.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무서워할 일인가. 어떤 사람을 나와 떼어서 볼 수 있다는 걸까.
어떤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난 것도, 내가 지금 하는 일도,
품게 된 꿈도 전부 태양과 지구를 운행하는 조화 안에 있겠지.
해가 지고 달이 뜨는 한 나는 그 안에 있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한다고 해도 그 조화에서 1mm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엑! 그러면 신이 나를 위해 준비한 것들이 전부 이상한 것들이면 어쩌죠!
그런 걱정은 할 수 있겠지만...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매 순간이 조화 아닌 순간이 있을까? 불완전한 순간이 삶 속에서 단 1초라도 있을 수 있을까?
머리 위에 태양이 있는 한 그럴 수 없겠지.
그러니 그렇게 찾아 헤메는 완전함에 대한 깨달음은
지금 여기 있다는 모든 성인들의 말이 전혀 틀린 게 아닌 것 같다.
삶을 살수록 얻는 교훈은 단 하나뿐이다.
아무것도 걱정할 게 없다. 아무것도 걱정할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