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unny Rain Feb 15. 2022

출판계의 현실-2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뭔데?"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한다.

'일이나 공부하느라 바빠서'라는 핑계를 떠나 책 대신 즐길거리가 많은 요즘이다.

스마트폰의 보급... 어쩌고 라는 것으로 출판계의 몰락을 설명하는 데에 충분하긴 하다.

요 조그만 화면이 달린 기기를 꺼내 켜기만 하면, 바로 다양한 세상을 접할 수 있는데

굳이 추가로 무거운 책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현재로써는 나도 주변 어른들 보고 책을 읽으라는 잔소리를 할 수가 없다.

논리적으로, 책이 지닌 강점이 스마트폰보다 더 크다는 걸 설명하기엔 내 능력이 부족하다...


내가 지금 책을 가깝게 두고 많이 읽는 이유는 어릴 때부터 버릇이 든 덕분이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꽤 오래전부터 깨우쳤기 때문이다.

보통은 책 대신에 그림과 영상으로 충분히 그 경험을 대체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책 읽기의 매력을 깨달은 사람은 명확히 책을 다른 즐길거리에서 분리한다.

'그래서 책이 지닌 매력이 뭔데?'라고 묻는다면,

사실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아니, 말로는 할 수 있지만 묻는 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설명하기에는 참으로 내 깊이가 부족하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책이 가진 매력은 확실히 다른 것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글은 우리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가령, "철수는 잘생겼다"라는 이 한 문장에서도 우리는 각자가 다른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이 겪은 것을 바탕으로, 각자 다르게 그 문장에 맞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릴 것이다.

단 하나의 문장만으로 자연스레 엄청나게 많은 새로운 경험이 각자에게 발생하는 것이다.

영화나 만화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경험이다.

그런 경험들은 쌓이고 쌓이다 보면, 상상 이상으로 커다래진다.

글을 읽고 상상 속에 장면을 펼치는 경험이 쌓이면서 그 깊이가 점차 깊어지고,

글을 통해 머릿속에 장면을 그려내는 능력도 올라가게 된다.

꾸준히 글을 장면으로 상상하는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 매우 섬세하게 상상을 묘사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영화를 보듯이, 어제 본 영화의 장면을 다시 그려내는 것처럼 생생하게 눈앞에 장면이 펼쳐진다.

그러한 경험은 곧, 깊은 감동으로 이어지고

영화나 만화 등에서 느낄 수 없는 커다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소설이 아니어도 마찬가지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쌓은 이런 경험은 아이를 매우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모든 글을 이미지화하여 펼쳐낼 수 있는 능력은 공부에도 큰 도움을 준다.

나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중학교 때 그런 경험을 했다.

학습 내용이 외워지기도 잘 외워졌을 뿐만 아니라, 한 번 외운 글은 이미지화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잘 잊지 않았다.

물론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소설이나 시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지금 이런 모습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당연히 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은 출판계의 현실로 직결된다.

현재, 출판계가 살아나는 데 전통적인 출판 마케팅 방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나하나 먹고살겠다는 대기업 출판사들의 쇄신도 필요한 시점이다.

고루한 이야기지만, 점점 피부로 느끼고 있다.

아마 대기업들도 매년, 매달 달라지는 출판계를 느낄 것이다.

판을 뒤엎어야 나도 살 수 있음을 알 것이다.

독자층을 두껍게 재건할 방안을 출판인 모두가 고민할 때다!


독자가 이렇게 줄어든 상황에서는,

말 그대로


"이러다가는 다 죽어!"

 

매거진의 이전글 출판계의 현실-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