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과도 같은...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 출판계(출판사, 출판 유통사 등)는 그래도 그럭저럭 다들 먹고살만 했다.
다양한 출판물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고, 중견 기업 수준의 출판사도 꽤 많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출판계는 너나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무너졌다.
새로운 매체의 등장을 전혀 대비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출판계는 버틸 힘이 없었다.
작은 출판사들이야 수없이 무너져도 출판계 전반에 큰 영향이 없었지만,
큰 유통사들이 무너지니 근본부터 흔들렸다.
특히 어음 거래가 성행하다 보니 발행처의 위기는 곧 수령처의 위기로 직결됐다.
무너진 출판계는 다시 일어설 수 없었다.
그렇다고 출판계가 쇄신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 함께 이겨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해 관계로 얽힌 각자가 더욱더 흩어졌고 밥그릇 싸움도 심해졌다.
힘 있는 출판사들이 권력을 가지고 출판계를 흔들었으며, 작은 출판사와 힘 없는 작가들은
그저 이름만 을인 갑들이 정한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지금도 개밥 그릇 하나 두고 피 터지게 싸우는 모양새다.
출판 시장은 나날이 축소되어 가고 있는데, 저 살겠다고 각자가 날뛰는 꼴이다.
이 작은 우리나라 출판계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있다.
물론 출판계 내에서의 기준이다.
대기업이라고 해봤자, 삼성이나 LG 등 일반 기업의 매출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런데도 그렇게 입사하기가 어렵다.
문화 산업이라고 콧대는 높아서 높은 학력과 지식 수준을 요구한다.
언어도 대기업 입사 이상의 능력을 원하고 각 분야 전문가 수준의 능력을 요구한다.
물론 연봉은 짜다.
출판인들 사이에는 각자의 연봉을 익명으로 공개하는 스프레드시트가 돌아다닌다.
보고 있자면, 처참하다...
파출부들이 남긴 사실적인 코멘트이다.
나는 파주출판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파출부라고 부른다.
파주출판단지에서 일하는 인부...
이 현실을 모르고 겉멋 가득한 출판계에 많은 이가 노크한다.
그리고 또 좌절의 멘트를 남긴 채 떠나겠지.
우리나라 출판계는 앞으로 어찌 될까?
결과는 뻔한다.
그 결과가 언제쯤 벌어질지 그것만 알 수 없다.
더 앞당겨질지, 조금은 여유가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