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가격리에서 벗어났다.
지난주...
자가격리에서 벗어나도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확진 판정을 받으며 병원에서 받은 문서에는 그냥 알아서 7일 후 자가격리를 해제하면 된다고 적혀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자가격리 해제 전 날, 코로나 자가 검사 키트로 검사해봤다.
다행히 빨간색 한 줄...
몸은 100%가 아닌데, 일단 털고 일어서기로 했다.
할 일이 산더미...
현재는 정상 컨디션의 약 70%, 아니 80%쯤?
코로나에서 벗어난 후에도 사라지지 않은 증상이 일반 감기와 어딘가 다른 점이 있어 기록하려고 한다.
1. 맛이 없다.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막 코로나에 걸렸을 때는 10%...
현재는 약 70%...
맛이 없다.
뭘 먹어도.
그래서 자가격리 기간에는 이런 걸로 버텼다.
위 사진을 찍을 땐 맛이 대략 20%쯤 느껴질 때였다.
언제던가 먹고 있는데, 그 맛이 갑자기 느껴졌다.
오랜만에 '맛이 없네'라는 느낌을 받았다.
30%쯤 맛이 돌아왔을 땐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여전히 음식의 맛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저걸 다시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2. 감각이 무뎌졌다.
미각만 없어진 게 아니라, 전신의 감각이 소멸한 듯했다.
지금은 80%쯤 돌아왔다.
진공관에 갇힌 기분을 자가격리 이후에도 계속해서 느꼈다.
귀가 먹먹하고, 후각도 마비됐다.
다른 코로나 확진자들의 경험 글을 읽고 한 달 정도는 무감각에 시달려야 한다는 걸 받아들였다.
3. 소화를 잘 못한다.
일단 맛이 없으니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았는데,
억지로라도 먹어야 한다는 엄마의 '강요'에 꾸역꾸역 넘긴 음식들...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화장실에서 물로 환원되어 나온다.
뭘 먹어도 소화하지 못하고 쏟아내는 느낌.
다시 브로콜리 수프에 모닝빵을 비빈 걸 먹고 싶진 않아서, 어떻게든 먹고 있다.
소화력도 70% 회복...
4. 시야에 빛샘이 있다.
눈앞이 흐릿하고, 빛샘이 있다.
사물의 모서리가 번쩍여 보인다.
진공관에 갇힌 기분과 함께 회복 중이지만,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
어제, 오늘 확 좋아졌다.
5. 어지럽다.
몸이 무거운 증상은 나았지만, 어지럼증은 한동안 좋아지지 않았다.
마치 술 몇 잔 마신 것처럼 사방이 빙글빙글 도는 증상이다.
잠시라도 누웠다가 일어나면 좋아졌지만, 금세 다시 어지럼증이 도졌다.
현재는 85% 이상 회복.
6. 부정적인 생각이 자주 마음을 지배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긴 좀 그렇지만,
사는 게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최근까지도 하곤 했다.
'즐겁지 않다'는 것보다, '재미가 없다'라는 생각에 더 가깝다.
알겠지만, '즐겁다'와 '재밌다'는 명확히 의미가 다르다.
'귀찮다'하고는 다른 생각이다.
'그냥 싫다'하고는 조금 비슷하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다 싫다'라는 감정이 마음을 지배했다.
평생 쉬는 것도 싫고, 평생 힘들게 일하는 것도 싫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고...
온통 뭔가 싫다는 감정뿐이었다.
이 감정은 회복이 쉽지 않았다.
어쩌면, 이러한 감정은 코로나의 후유증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맞는다면, 코로나의 위력은 엄청난 것이겠지...
대략 이 정도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말했지만, 70% 정도 회복했다고 생각한다.
어제보단 오늘이 좋아졌으니 80% 정도라고 해도 좋을 듯.
실내 마스크 착용 제한을 푼다는 기사를 봤다.
제정신인가 싶다.
비말을 통한 감염이 확실한 이 질병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사람마다 증상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누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릴지는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