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0 월요일
브런치 메인에 내 글이 올랐다.
그리고 오늘의 작가로도 선정되었다.
솔직히, 정말 기뻤다.
휴대폰 화면에 내 글이 떠오르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뛰었다.
‘정말 내 글이?’
잠깐 웃었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반짝였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머릿속에서는 익숙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좌뇌가 먼저 말했다.
“이거 진짜 네 글이 좋아서 그런 거야?”
“혹시 랜덤으로 뽑힌 거 아니야?”
“아니면 네 폰에만 메인에 뜬 거라면?
그럼 정말 민망한 거 알지?”
좌뇌의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그 의심은 빠르게 뿌리를 내렸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그때, 우뇌가 반박했다.
“운이면 어때. 운도 실력이라잖아.”
“어쨌든 메인에 올랐고, 오늘의 작가도 됐잖아.
그 정도면 충분히 대단한 거지. 커피라도 한 잔 사 마셔.”
나는 늘 이랬다.
좋은 일이 생겨도, 누군가 나를 칭찬해도,
곧바로 의심부터 했다.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곱씹고 또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혔다.
그때 우뇌가 다시 말했다.
“운이면 어때. 네 글이 사람들 마음에 닿았잖아.
댓글을 읽어봐.
사람들이 ‘공감한다’고 말하고 있잖아.”
“나도 그래요.”
“진짜 공감돼요.”
따뜻한 말들이 부족함에 대한 내 의심을
잠시나마 멈추게 했다.
메인에 오른 사실이나,
오늘의 작가라는 타이틀보다
이 말들이 훨씬 더 큰 선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좌뇌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도 말이야, 혹시 진짜 네 폰에서만
메인에 뜬 거라면?
그럼 이 글은 그냥 흑역사야.
평생 이불킥감이라고.”
우뇌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래도 괜찮아. 이 고민을 글로 써보면 어때?
이불킥이든 뭐든, 글로 써보는 게 낫지 않겠어?”
평소엔 절대 섞일 리 없는 기름과 물 같은 좌뇌와 우뇌가
이번에도 한참을 싸우려는 찰나,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이렇게까지 괴로울 거라면 아무것도 쓰지 말까?’
글을 쓰는 일 자체가 나를 잠식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아무도 공감하지 않는다면,
나는 괴롭지 않을 테니까.
그때, 손가락이 조용히 말했다.
“내가 멈추면,
글도, 의심도, 공감도,
모두 사라질 거야.
그게 정말 괜찮아?”
그 한마디에 좌뇌와 우뇌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나는 답을 찾지 못한 채
다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글이 멈추지 않는 한,
내 이야기는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