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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자유

덕을 갖추고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힘

by 까를로스 안

가끔 나 같은 사람이 과연 자본주의의 상징인 “(주식)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모 상무님은 나에게 직장 년수가 되었으면 “직구만 던지면 안 되고 변화구도 던져야 한다” 했다.

바르고 곧은 이야기만 해서는 안되고, 회사의 분위기에 맞추어 말도 바꾸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회사의 임원과 사장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이 일을 잘한다고 한다.

그런 지위에 오르기 위해 경쟁을 즐기는 사람, 그런 부분에 욕심을 내는 사람이 일을 잘한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턱없이 부족하다.


임원이 되고, 사장이 되는 게 목표가 되면, 일을 접근하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일을 잘 해내고 동료들과 함께 시너지를 내서 공급자와 고객까지 아울러서 일을 조율하기 위한 노력을 낼 수 없다.

내가 잘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목표가 된다면, 어떤 순간에는 동료와 거래처를 일부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

아니 아마도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을 거다. 당연한 일로 여길 것이다.


나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어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나의 목표가 임원과 사장에 닿아 있는지, 그에 대한 욕심을 부릴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점검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에게는 그런 목표와 욕심이 없다고 한다. 지금 주어진 일에 100프로 집중해서, 동료와 on the same page에서 일하고, 거래처까지 한 마음을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한다. 현재 일에 충만하고, 함께 있는 사람들과 같이 성공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목표다.


상사 다니는 사람이 “너무 이상적인 생각을 한다” 심지어 “순진한 생각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너무 이상적이고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본다. 그런데 어쩔 수가 없다. 나는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을. 그래야만 잘할 수 있고 일을 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진 나에게 [김 부장 이야기]에 나오는 박사장님은 오아시스 같다.

박사장님의 말들이 좋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통하고 싶은 내 마음과 공명한다.


[김 부장 이야기 3편, 242쪽]


사업이든 투자든 직장이든 모든 것의 기초는 예의와 매너야. 한마디로 덕에서 출발해야 한다네. 그게 없으면 아무리 큰 업적을 세워도 결국에는 콩밥 먹게 되어 있어.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서 성공해야 한다거나 저 사람이 나보다 잘난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상대를 누르고 잘돼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는 절대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없지.


모두에게 좋은 방향을 찾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화살은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어. 사람들이 그걸 몰라. 그걸 통제할 줄 아는 게 경제적 자유의 첫 번째 원칙인 정신적 자유야. 덕을 갖추고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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