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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는 나쁜 화폐

국가가 화폐를 다뤄온 역사는 기만과 사기의 역사 (루트비히 폰 미제스)

by 까를로스 안

집값이 어떻게 이렇게 오를 수 있지?


해외에서 4년간 주재를 마치고 복귀를 했더니 부동산 가격이 두 배가 되었다.

주재를 나가기 전에는 모아둔 돈이 많지 않아 집을 산다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다.

돌아와서는 많이 오른 부동산 가격에 전셋집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확실한 건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부동산 가격 인상 속도가 빠르다는 거다.


자본주의를 욕했다. 부자들의 탐욕이 커서 그렇다고 부자들에게 잘못을 전가했다.

조금 더 지나서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탐욕스럽다고 뭘 좀 깨달은 거처럼 굴었다.


무언가 찜찜했다.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가 와서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정부는 천문학적 규모로 돈을 푼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 데 물가가 오르고 특히 자산(부동산, 주식)이 폭등을 한다.

경제위기, 공포의 시기에 자산 투자에 용기를 낸 사람들이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위기가 기회라고 듣기는 했는 데 무언가 잘못된 느낌이다.

근검 성실하게 열심히 저축해서 돈을 모으는 것보다 과감하게 레버리지를 껴서 경제위기에 베팅을 하는 사람들이 부를 가져간다는 사실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


돈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었다. 예전에 가난했던 어머니는 이제 살만해졌는데도 불구하고 일하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돈의 진짜 모습을 안다면 나도 엄마도 그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진짜 돈의 모습을 탐색해 본다.


그런 과정 중에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부의 격차를 좁히는 진짜 돈의 모습‘을 만나게 되었다. 책을 읽기 시작해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국가의 화폐발행에 대해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정부가 돈을 푸는 일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본다. 이러려고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며 나를 멈추게 했던 문장들을 공유하며, 이 책을 꼭 한 번은 읽어보길 강권한다.



1. 화폐가 필요한 이유

화폐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화폐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인간의 재산과 인생 계획을 드라마틱하게 뒤흔들어 놓기 때문만은 아니다.

예전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벌어진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보여준 것처럼 화폐 시스템이 붕괴되면 사회가 전복될 수 있기 때문만도 아니다.

그렇다. 화폐가 없으면 다각도로 복잡한 사회의 분업 경제가 제대로 유지될 수 없다. 분업은 엄청난 생산성을 가져오며 그 생산성은 지구의 모든 인구를 먹여 살리게 한다. 그런데 화폐가 없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교환활동의 대부분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을 것이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교환수단인 화폐가 있어야 비로소 분업사회와 복지사회가 탄생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하자면 돈 없이는 문명도 존재할 수 없다.

- 31~32쪽


2. 귀금속을 화폐로 선택한 이유

인류가 거듭해서 귀금속을 화폐로 선택한 이유, 그것도 국가의 화폐를 사용하도록 강요받지 않는 한, 수천 년 넘게 그렇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귀금속은 양이 많지 않고, 나눌 수 있고, 균질적이고, 저렴한 비용으로 운반과 보전이 가능하며, 순도를 식별하기가 비교적 쉽다. 또한 매우 견고하고 지속적인 동시에 집중적인 수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임의로 양을 늘릴 수 없다.

- 38쪽


3. 나쁜 화폐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 사용해야 하는 화폐는 나쁜 화폐이다.

국가는 화폐 통치권, 즉 화폐 생산에 대한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독점 체제는 나쁘다. 적어도 소비자들에는 그렇다. 하지만 독점 체제를 구축한 장본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 38~40쪽

경제학자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제자이자 노벨상 수상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이미 1970년대에 국가가 화폐를 다뤄온 역사가 끝없는 기만과 사기의 역사

설명했다. 화폐 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반드시 국가가 간섭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지폐가 나쁜 화폐라는 말이 어떤가?

화폐 시스템에 반드시 국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어떤가?

하이에크의 말처럼 국가의 화폐 독점권의 역사는 기만과 사기의 역사라는 말이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하다.


이런 이야기를 앞으로 같이 깊게 오래 나누어보고 싶다.


* 출처 :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 필립바구스,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지음

* 함께 읽을 책 : 우리는 왜 매번 경제위기를 겪어야 하는가 - 론 폴 지음

*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 국가가 화폐를 다뤄온 역사는 끝없는 기만과 사기의 역사라고 설명함 (하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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