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에 대한 두려움 (feat. 자비명상)
6주 차 자비명상의 화두 중 하나는 ‘자비에 대한 두려움’이다.
생소한 주제이다. 친절을 베푸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거 같다.
그러나 스스로 질문하지 않은 것뿐이지, 자비에 대한 두려움을 점검해 보면서 꽤 자주 이런 두려움을 느껴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비에 대한 두려움을 점검하면서 놀랐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받는 친절과 나에게 베푸는 친절에는 두려움 없이 잘 표현하고 받아들인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내가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전할 때는 작지 않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나의 친절이 그에게 정말 친절일지, 간섭일지 고민했었던 거 같다. 가끔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고 어찌할지 몰라 얼어붙은 적도 있었다.
1. 자비의 세 가지 방향
- 자비는 3가지 방향으로 향한다.
1) 나 -> 타자 : 타자를 위한 자비의 표현
2) 타자-> 나 : 타자가 자비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나의 반응
3) 나-> 나 : 자기 자신을 향한 친절과 자비의 표현
2. 자비에 대한 두려움 테스트
- 자비에 대한 두려움 테스트는 이 세 가지 방향을 기준으로 진행된다.
- 테스트 과정 중 따끔한 질문들을 만났고, 내가 오랫동안 믿어 의심치 않았던 생각에 대해서 의심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했다.
- 따끔했던 질문들
1) 사람은 다른 이들의 도움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를 도와야 한다.
- 나는 이 질문에 단호하게 전적으로 그렇다고 가장 큰 4점의 점수를 매겼다.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을 정도로 누구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내면에 뿌리 깊게 자리 잡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생각들이 타자에 대한 친절을 베푸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처음으로 해봤다.
2) 나는 다른 사람의 돌봄에 의존하는 것이 두렵다. 왜냐하면 그들이 언제나 내 곁에 있지 않을 수도 있고, 기꺼이 돌봐주려고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4점, 아주 그렇다. 이 질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며칠 전에 둘째 아이의 교육문제를 두고 아내에게 한 말과 거의 같아서이다. 둘째가 자주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엄마에게 의지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우리가 언제나 둘째 아이 곁에 있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둘째 아이가 직접 그 문제에 부딪혀야 한다고 말했다.
- 내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나도 모르게 아이와 아내에게 강요하고 있는 거 같다는 자각이 생겼다.
3) 사람들이 나에게 다정하고 친절하면, 그들이 마음을 바꾸게 될 나쁜 점을 나에게서 발견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 3점, 걱정을 했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았으나, 나의 단점을 보고 나에게서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겨서 나를 보여주는 것에 멈칫한 적이 있다. 그런 두려움은 친밀감을 쌓는 데 방해가 되었다.
3. 자비에 대한 두려움 테스트 결과
- 놀란 부분은 자기 자비에 대해서는 두려움과 타자로부터 친절을 받고 표현하는 데에도 두려움이 낮은 편인 데, 진작 타인을 향한 친절과 자비를 베푸는 데에는 두려움이 꽤 있는 편이다.
1) 점수 및 요약
2) 설명
4. 소감
나는 타인에게 전하는 친절과 자비에 대한 두려움이 작지 않다. 앞서 말한 거처럼 내가 생각하는 친절이 그 사람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고민했던 거 같다.
8주간의 자비명상을 통해 타인을 향한 자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실습을 통한 연습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타인에게 전하는 친절과 자비에 대한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자비명상에서는 의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의도 세우기를 통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강조한다.
자비명상을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을 향한 자비의 두려움을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그런 의도를 세우고 남은 2주간의 자비명상 훈련에 임하고자 한다.
내가 다른 사람을 향한 자비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두려움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에게 진실한 친절과 자비를 베풀 수 있기를
내가 타인을 향한 친절과 자비로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 출처 : 폴 길버트의 자비에 대한 두려움 척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