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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간, 자산가격이 폭등한 이유

인플레이션 = 통화량 확장 (feat.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by 까를로스 안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

인플레이션 하면 바로 ‘물가 상승‘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인플레이션이 물가 상승이라는 등호에는 아무 의심 없이 물가상승이 가져올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관심은 신속하게 넘어간다.


인플레이션 하면 물가 상승이라고 나는 언제부터 세뇌된 것일까?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만큼 사람들이 정의를 혼란스러워하는 개념은 드물다.

인플레이션은 ‘부풀리다 ‘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inflare’에서 파생되었고, 디플레이션은 ‘빠져나가다’라는 뜻으로 ‘deflare’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20세기까지 인플레이션은 통화량의 확장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의 시기 등을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라 통화량 감소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쓰였다. 현 차원에서 통용되는 물가 인상과 인플레이션을 동일시하는 견해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이인스가 관철한 것이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전문가들조차도 통화량 확장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의 전통적인 정의를 잊어버리고 있다. 의도적으로 국민을 그릇된 길로 이끄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누구도 모든 것이 점점 더 비싸지는 현상의 배후를 캐묻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의 물가 상승으로 정의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은 인플레이션의 진짜 원인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자본주의에 물들어 부를 축적하기 위해 가격을 올린 아이스크림 판매상이나 탐욕스러운 석유산업 때문인 것이다.


물가상승은 통화량 확장에 따른 다양한 결과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

-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81~84쪽



1. 인플레이션 = 통화량 확장

인플레이션이 물가상승이라고 하는 것과 인플레이션이 통화량 확장이라고 정의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인플레이션이 통화량 확장이라고 말하면, 통화량 확장의 주체와 통화량이 확장되었을 때의 영향에 대해서 우리는 주목하게 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물가상승이라고 말하면, 통화량 확장이라는 가장 중요한 주제가 사라지고, 통화량 확장을 주도한 주체도 은폐된다.

통화량이 확장되면 그 결과로 물가 상승이 일어날 수 있을 뿐이다.


2. 통화량 확장의 주체와 통화량 확장의 영향

그렇다면, 통화량을 확장하는 주체는 누구이고, 통화량이 확장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답을 알겠지만 통화량 확장의 주체, 화폐를 생산하는 주체는 중앙은행으로 대표되는 국가다.

그리고 통화량이 확장되면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서 반대로 물가, 특히 자산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국가가 화폐 생산의 속도와 양을 빨리 늘리면 늘릴수록 급여 수급자의 월급보다 물가와 물가의 대표인 자산 가격 인상의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일반적인 급여 수령자인 국민들은 가난해지고, 자산을 많이 소유한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된다.


책에서는 무엇보다 화폐 생산 독점권을 가진 국가에 대해서 우리가 그 불합리함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을 꼬집는다.

세상의 모든 독점에 대해서는 비판하지만,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화폐에 대한 국가의 독점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인류의 역사에서 화폐를 국가가 독점한 시기는 근래의 짧은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국가의 화폐 독점에 대한 아무런 비판 의식이 없다.


3. 코로나 기간, 자산 가격이 폭등한 배경

20년 2월 중국 무한에서 시작한 코로나는 중국에서 시작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강타했다. 전 세계 운송망까지 일시적으로 중지되면서 그야말로 격리의 세계였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활동하는 시간이 제한되면서, 경기는 급속도로 하강했다. 기존의 경제위기와 같이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러나 실제는 어떠했는가? 전 세계의 여당 야당 정치인이 싸울 것도 없이 국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천문학적인 규모의 화폐를 창조하여 시장에 뿌렸다. 보조금이 넘쳐놨고, 한국에서는 모든 개인에게 적지 않은 돈을 나누어줄 정도였다.


모든 경제위기는 경제위기의 원인을 놓고 여당과 야당이 지독하게 싸우면서 해결은 더디었고, 사람들의 심리 회복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코로나 시기에는 여야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공동의 적 덕분에 초급속 의사 결정이 이루어졌고, 국가의 화폐 독점 시스템을 이용하여 사상 최대 규모의 돈을 발행했다. 그 결과로 인해 물가는 폭등을 했고, 물가의 대표인 주식과 부동산의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여야 정치인의 짜고 치는 고스톱은 코로나 기간에 가장 절정을 달렸다.


4. 절대반지와 민주주의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가 의미하는 것과 민주주의는 깊은 관계가 있다.

예전부터 동양의 문화에서 백성은 덕이 많은 왕을 기다리며, 덕성으로 자신들을 통치해 주길 원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아무리 덕성이 높은 사람도 절대 권력(절대반지)을 가진 왕이 되면 덕성을 잃고 악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절대 권력을 경계했고, 권력은 언제든 악해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권력의 견제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

비록 효율적인 제도는 아니지만 가장 덜 나쁜 제도가 민주주의 제도인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국가가 화폐 독점권(절대반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우리가 피땀 흘려 번 돈의 가치가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가들의 손에 의해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절대 반지(국가의 화폐 독점권)를 경계하고, 국가가 발행한 화폐는 아무런 내재가치가 없는 종잇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금과 은이 왜 진짜 화폐인지, 오랜 시간 동안 국가의 보증 없이도 우리의 피땀을 지키는 자산이 되었는지 기억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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