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과의 동거 끝

백일백장 여든둘

by 민희수

작년에 이사 와서 맞이한 첫여름. 마침 장대비가 연일 쏟아졌다.
새벽에 폭우가 내린 아침, 거실에 올라가 보니… 세상에, 천장에서 빗물이 새고 있었다.
전주인이 보수를 했는데 그 뒤로 큰 비가 없어서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는 말이 떠올랐다.

급히 관리실에 연락하니 하자보수팀이 와서 “위 테라스 배수 쪽만 손보면 된다” 하길래 맡겼다. 그런데 며칠 뒤 또 새는 게 아닌가. 다시 불렀고, 이번엔 좀 더 손을 봤지만 장마가 끝나버려 결국 효과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올해 여름. 큰 비가 드물던 어느 새벽, 세차게 쏟아지는 빗소리에 잠이 깨자마자 거실로 뛰어올라갔다.
설마…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작년보다 더 많은 자리가 젖어 있었다. 젠장.

하자보수팀은 이미 철수했지만 다행히 기존 하자에 대해서는 계속 보수해 준다고 했다.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마음으로 다시 불렀다. 이번엔 광범위하게 보수를 약속했다.

무더운 폭염 속, 그늘도 없는 테라스는 더 뜨거웠지만 미룰 수가 없었다. 우선 반쪽만 시공해 보고 효과를 보자는 전략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큰 비 예보가 있던 날, 새벽에 눈을 비비며 거실로 올라가 확인했다.

오, 안 샌다!
남편에게 “새벽에 비 진짜 많이 온 거 맞지?” 하고 몇 번이나 확인했다. 와, 드디어 잡았다.

올여름 내내 테라스는 공사판이었지만, 비가 새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른다. 다만 공사 스케줄이 밀려 아직 절반은 덜 끝난 상태였는데, 오늘 오후에야 드디어 나머지 페인트작업까지 끝났다.



테라스에서 가을날씨를 마음껏 즐기고 싶지만 아직 페인트가 덜 말라 당장은 무리다. 그래도 이제 속이 다 후련하다.

이 동네와 집은 살수록 만족스럽지만 타운하우스라는 구조적 불편함은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뭐, 완벽하면 재미없지 않은가.
공사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날, 테라스에서 삼겹살 파티라도 벌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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