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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근 Feb 06. 2021

좋은 글 쓰는 법, 친절하면 됩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많은 사람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매일 새로운 글이 이렇게 많이 올라오다니. 본인의 일상을 담담히, 꾸준히 남기는 분들을 보면서 저도 배우고 글 쓸 힘을 얻어요.


여러 글을 읽다 보면 공감이 가는 글을 만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하트 버튼을 살며시 눌러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을 때는 댓글도 남기죠. 제가 좋아하는 분들의 글은 모두 손난로처럼 따뜻해요.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어서 읽은 글을 다시 읽기도 해요. 



반면 글을 읽는 도중에 무의식적으로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는 경우도 있어요. 글을 읽기 시작했으면 끝까지 읽는 게 글쓴이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예의를 갖추지 못할 때도 많네요.


문득 생각했어요. 좋은 글이란 어떤 글일까. 나는 좋은 글을 쓰고 있을까. 다른 누군가도 내 글을 읽다가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마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다를 거예요. 그래서 지극히 주~~~과안적인 관점으로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더듬어봤어요. 



저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글은 언제나 좋은 글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글감으로 글을 쓰던지 내 감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훌륭한 글이에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글을 '친절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친절하게'라는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지만 요점은 읽는 사람을 배려하며 글을 쓰는 거예요. 



1. 맞춤법을 확인해볼까요.


내 글에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점검하세요. 백과사전에도 오타가 있다는 말이 있듯이, 몇 번이나 탈고하고 교정한 책에도 틀린 부분이 나와요. 글쓰기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매번 완벽한 글을 쓸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내 글을 읽는 사람을 위해서 글을 올리기 전에 한 번 쭈욱 읽어보세요. 독자의 마음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휴 내가 먼저 찾아서 다행이다.'라고 기분 좋게 생각하고 지우개를 슥슥 문지르세요.



2.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단어가 있나요?


제가 첫 번째 원고를 투고하고 출판사 대표님을 만나 계약하던 날, 대표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작가님, 원고에 '저는'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 


저는 아무런 위화감을 느끼지 못한 채 '저는'을 반복해서 적는 습관이 있었어요.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원고를 보니 한 페이지에 '저는'이 무려 여섯 번 들어갔더라고요 ^^;; 그때까지는 몰랐는데 '저는'이라는 단어를 의식하면서 책을 읽으니 갑자기 너무 어색했어요. 그날 이후로 주어를 생략해도 글을 읽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자의 의도가 투영된 반복은 강조지만, 저자의 의도가 없는 반복은 군살이에요. 빼면 뺄수록 좋은 군살처럼, 없어도 되는 단어와 문장은 빼면 뺄수록 좋아요.



3. 읽는 이가 쉽게 이해하도록 써볼까요.


내 생각의 흐름에 따라 여과 없이 글을 쓰면 독자가 이해하기 힘들 수 있어요. 대화를 할 때 생각이 앞선 나머지 주어나 목적어를 생략하고 말할 때가 있죠. 대화는 쌍방향 소통이니 그 자리에서 "응? 누구랑?, 언제?, 뭘?"이라고 물어볼 수 있지만 글은 실시간 소통이 어려워요. 바로바로 질문할 수 없죠.



배경지식이 필요한 이야기는 배경지식을 설명해주고, 앞뒤 문장의 논리와 맥락이 맞는지 확인하세요. 읽는 사람을 배려해주세요. 어려운 내용을 쉽게 쓰는 사람이 글쓰기의 고수라고 생각해요.




글쓰기는 남과 교감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나와 소통하기 위한 행위이기도 해요.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글로 정리하면서 내 마음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상대를 배려하는 글쓰기는 나를 배려하는 글쓰기예요. 남이 읽기 쉬운 글은 나도 읽기 쉬운 글이니까요.


상대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친절하게 글 쓰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즐겁게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오늘도 친절하고 싶은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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