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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근 Feb 12. 2021

책쓰기, 초고는 재빠르게 쓰자

드디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나요? 어떤 메시지를 어떤 흐름으로 누구에게 전할 것인지 정했나요? 각 장과 꼭지마다 쓸 내용까지 구상했다면 이제 남은 일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열심히 글을 써서 '초고'를 집필해야 합니다.


초고는 처음으로 완성한 책의 원고를 뜻합니다. 초고를 다 쓰고 나면 고쳐쓰기, 퇴고가 남습니다.

초고는 최대한 빨리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글에 강렬한 의지를 담고 쓰세요. 책쓰기가 얼마나 절실한지는 초고를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답합니다.                                              


1. 초고는 스피드가 생명입니다.

 

초고를 빨리 써야 하는 이유는 책쓰기라는 녀석이 워낙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책의 꼭지가 40개라고 가정하고 일주일에 1개씩 쓴다고 치면 10개월 안에 책 한 권 분량을 쓸 수 있습니다. 1년도 안 돼서 책을 집필할 수 있다니 뭔가 그럴듯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책을 쓰려는 마음을 부여잡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새해 벽두에 금연, 운동, 영어 공부, 다이어트 등 비장한 계획을 세워도 3일을 못가 흐트러질 때가 많잖아요? 책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쓰기는 어떤 일보다 장기간 높은 집중력을 필요로 합니다. 며칠만 글을 안 쓰면 금방 추진력을 잃습니다.


내 간절한 마음이 바깥으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꼭 부여잡아야 합니다. 초고를 쓸 때만큼은 책쓰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세요. 생업에 종사하는 시간 이외에는 책쓰기에 올인하세요. 


하루에 1개 이상의 꼭지를 쓰겠다고 다짐하세요. 주말에는 2, 3개씩 쓰시기 바랍니다. 글이라는 바다에 풍덩 빠지세요. 머리카락 한 올 남기지 않고 온몸을 담근 채 글을 쓰시기 바랍니다.                                          



2. 초고는 적어도 두 달 안에 쓰세요.

                                                                                                                                                          

초고를 집필하기 시작했다면 두 달 안에 끝장을 보겠다는 심정으로 덤벼드세요.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에도 아무 말이나 막 쓰세요.


한 꼭지에 두 페이지를 쓰고 싶었는데 한 페이지밖에 안 써져도 괜찮아요. 그대로 두고 다음 꼭지로 넘어가세요. 다음 꼭지를 쓰다 보면 앞 꼭지에 쓸 글이 생각날 거예요. 분량을 의식하지 말고 글을 쓰세요.



3. 매일매일 글을 쓰세요.

                        

어제 어떤 글을 썼는지 머릿속에 남아 있어야 오늘 쓰는 글에 연속성이 생깁니다. 이전 꼭지와 다음 꼭지를 긴밀하게 연결하려면 어제와 오늘을 빈틈없이 연결해야 합니다. 한번 흐름이 끊기면 다시 흐름이라는 파도에 올라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매일 써야 합니다.


초고를 완성하면 퇴고를 해야 합니다. 퇴고는 글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고 올바르게 수정하는 작업입니다. 불필요한 문장과 비문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다듬는 일입니다. 퇴고하면서 얼마든지 을 손볼 수 있으니 초고는 질보다 양, 내용보다는 속도에 초점을 맞추세요.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4. 마치며

                        

헤밍웨이는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말했습니다. 초고는 절대 완벽할 수 없습니다. 초고를 쓴 후 여러 번 고쳐 써서 더 훌륭한 원고로 만들어야 합니다.


설령 초고가 쓰레기 같더라도 초고를 쓰는 행위는 무엇과도 바꿀 없는 값진 보물입니다. 연필을 깎듯 초고를 깎고 또 깎아서 끝을 뾰족하게 만드는 작업은 나중에 할 수 있습니다. 초고만 완성한다면 말이죠.


제가 책을 쓰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초고를 완성했을 때였습니다. 언제나 그랬습니다. 투고에 성공해서 출판사와 계약했을 때, 내 책을 서점에서 발견했을 때도 말할 수 없이 기뻤지만 초고 완성 때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초고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를 찍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킵니다. '내가 해냈구나'.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샘솟습니다. 나에 대한 믿음이 깊고 단단해집니다. 볼품없는 초고이지만 끝없는 인내와 노력의 결실입니다.


초고를 완성하면 책쓰기의 99%는 끝입니다. 초고를 쓰지 못하는 사람은 있어도 초고를 완성하고 퇴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펜을 들었나요?


고민 끝에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나요?


이번에는 기필코 성공하리라 다짐했나요?


이제 해야 할 일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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