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슬기로운 게임생활》출간기
편집이 끝났습니다. 원고의 PDF 파일을 마지막으로 살폈습니다. 더 이상 수정할 곳은 없었습니다. 이대로 출간해 달라는 메일을 출판사에 보냈습니다.
원고 정리가 끝났으니 책 제목, 부제, 표지를 정하고 저자소개글을 써야 합니다. 제목과 표지는 독자의 눈을 사로잡느냐 아니냐를 판가름합니다. 마음이 쓰였습니다.
책 제목은 어떻게 짓는 게 좋을까요? 제목은 원고의 메시지를 뚜렷하게 나타낼수록 좋습니다. 제목과 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이와 동시에 독자의 눈길도 끌 수 있어야 합니다.
제목은 판매량과 연관되기 때문에 출판사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베스트셀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원래 제목은 ≪칭찬의 힘≫이었습니다. 제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어떤 제목이 시장에서 통할지는 출판사에서 더 잘 알 것입니다. 출판사와 머리를 맞대고 좋은 제목을 지으시기 바랍니다.
제 책을 기획할 때 제목은 <게임, 좋아해도 괜찮아>였습니다. 원고를 투고할 때는 <게임×공부, 10대를 위한 슬기로운 게임생활>로 바꿨습니다. 10대에게 게임과 공부를 병행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슬기로운 게임생활'은 슬기로운 드라마 시리즈에서 패러디했습니다. 슬기롭다는 표현이 10대와 어울렸습니다. 부제는 <자기주도학습은 자기주도게임으로 시작된다>였습니다.
결국 책 제목은 <10대를 위한 슬기로운 게임생활> 부제는 '게임×공부, 전 프로게이머가 전하는 진솔한 이야기'로 정했습니다. 출판사와 토의해서 수정했지만 제 의견이 80% 반영된 제목과 부제였습니다.
표지 시안을 받을 때는 늘 가슴이 콩닥콩닥합니다. 원고 편집이 끝나갈 때쯤 표지 디자인이 시작되는데요. 붓으로 사람을 그린다고 가정하면 팔, 다리, 몸까지 그린 다음 마지막에 얼굴을 칠하는 셈입니다. 책이 어떤 얼굴을 갖게 될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표지 후보는 5개를 받았습니다. 5개 모두 깜찍하고 귀여웠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10대를 겨냥한 표지였습니다. 최종 선택 권한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저는 깔끔한 세 번째 표지를 선택했습니다. 책 제목이 눈에 잘 들어오고 단순해서 좋았습니다. 도화지의 마지막 빈 곳, 책의 얼굴을 색칠했습니다.
첫 장을 넘기면 짠 하고 나오는 저자소개글을 써야 합니다. 편집자가 스토리텔링 하듯 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제3자의 시선으로 저를 돌아보며 적었습니다. 마치 다른 사람이 저를 소개하듯이 글을 쓰는 건 참 쑥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자보다 저자를 잘 아는 사람은 없으니 직접 쓰는 게 좋겠죠. 전문을 옮깁니다.
1984년 대한민국 남동쪽 끝에서 태어났습니다. 일곱 살 코흘리개 때부터 30년 동안 시간, 장소, 상대를 가리지 않고 게임을 즐겼습니다. 18살부터 25살까지 프로게이머로 활동했지만 틈틈이 공부를 했습니다. 육아를 핑계 삼아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하지만 e 스포츠를 시청하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피로를 풉니다. 게임의 긍정적인 측면을 소개하고 올바른 게임 문화를 조성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게임을 매개체로 가정과 사회가 즐겁게 소통하는 그날을 꿈꿉니다.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제 사진과 함께 저자소개글을 출판사에 송부!! 다음에는 꼭 프로필 사진을 찍노라 다짐했습니다.
제가 할 일은 모두 끝났습니다. 책이 하루라도 빨리 인쇄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인쇄까지는 열흘이 걸렸습니다.
10일이 지나고 토요일에 점심을 먹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렸습니다.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상자 안에는 제 책이 10권 들어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책과 마주 보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