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형근 Mar 09. 2021

원고 투고 후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행동

책의 기획부터 초고 쓰기, 퇴고까지 끝냈나요?


출간기획서와 투고인사말까지 작성했다면 남은 것은 투고뿐입니다. 떨리는 순간입니다.


투고할 때는 보통 원고와 출간기획서를 함께 출판사 이메일로 송부합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에는 우편봉투에 원고를 담아 투고했다고 합니다. 직접 출판사에 찾아가서 투고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네요. 원고에 애착을 가진 저자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두근두근, 콩닥콩닥, 쿵쾅쿵쾅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투고했나요?


원고가 베스트셀러로 변해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는 상상. 생각만 해도 웃음이 번집니다.

원고를 투고했다면 출판사에서 원고를 검토하고 연락을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책쓰기 과정에서 이때만큼 시간이 안 가는 시기가 없어요. 갑자기 시간이 느려지고 하루가 길어지는 느낌마저 들어요. 얼른 연락이 오면 좋을 텐데 출판사에서는 길면 한 달 이상 검토한다고 하니 답답합니다. 기다림이 길어지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평정심을 잃게 돼요.


원고를 투고한 다음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행동을 소개하면서 예비 저자에게 한 줄기 위로를 건넵니다.


1. 출판사 이메일을 스토킹하지 마세요.

                                                                                                                                                                            

이메일로 투고했다면, 담당자가 메일을 읽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어요. 네이버, 다음 메일은 수신확인 기능을 제공합니다. 투고를 한 시점부터 저자는 발을 동동 굴려요. 출판사에서 얼른 내 원고를 검토하고 출간이 되든 안 되든 답장을 보내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수신확인 버튼을 자꾸 클릭해요. 안 그래도 초조한데 출판사에서 메일을 읽지 않은 걸 보면 더 애가 타요. 수신확인 버튼을 재차 클릭한다고 해서 읽지 않은 메일이 읽은 메일로 바뀌지 않아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대범하게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세요. 정 궁금하면 하루에 한두 번 정도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 형식적인 답변에 설레지 마세요.


저자가 투고인사말을 '복사 붙여 넣기'해서 투고하는 것처럼 출판사에서도 답장을 '복사 붙여 넣기'해서 보냅니다.


이를테면 "저희 출판사에 귀한 원고를 투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검토에는 2주에서 한 달이 소요됩니다. 면밀히 검토한 후 연락을 드리겠습니다."와 같은 답장이에요. 말 그대로 투고 메일을 잘 받았으니 검토해 보겠다는 뜻입니다.


어떤 사람은 출판사에서 답장이 온 것만으로 러브콜을 받았다고 착각합니다. 출간의 가능성이 높으니 답장을 보낸 것이 아닐까 하고요. 안타깝지만 아니에요. 형식적인 답장이니 의미를 부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큽니다.


3. 연락이 없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원고를 투고하고 2주, 한 달이 지나도록 출간하자는 연락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내 글이 그렇게 별로인가?', '이러다 출간 못하는 거 아니야?'하고 기죽지 마세요. 출판사는 많아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콘텐츠산업 통계에 따르면 일반 단행본 종이책 출판 사업체수는 무려 1,972개나 돼요. 독립출판사, 전자책 사업체까지 포함하면 더 많겠죠. 수많은 출판사 중에서 한 곳은 내 원고에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세요. 끈질기게 투고하시기 바랍니다.


4. 마치며


위에서 소개한 원고 투고 후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행동은 모두 제가 한 짓이에요. 지금까지 네 권의 책을 출간했음에도 투고만 하면 늘 똑같은 마음이 됐어요. 혼자 조급해하며 5분에 한 번씩 수신 확인 버튼을 클릭했어요. 출판사에서 형식적인 답장을 보내줘도 흐뭇해했고요. 투고 메일을 읽고도 답장하지 않는 출판사에는 '앞으로 ○○출판사 책은 안 사!'라며 소심하게 씩씩거렸습니다.


이번 글은 예비 저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미래에 또 원고를 투고할 저를 위한 다짐이기도 합니다.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도 12개 출판사의 거절을 받았어요. 3대 문학상인 부커상의 수상자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소설도 32번이나 퇴짜를 맞았습니다. 세계적인 작품들도 한 번에 성공하지 않았어요.


글쓰기도 마찬가지지만 원고 투고는 진짜 나와의 싸움입니다.


내 자존감은 스스로 챙겨야 해요.


흔들리지 마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주저앉지 마세요. 


계속 문을 두드리세요. 마음을 추슬러 원고를 던지고 또 던지시기 바랍니다. 원고의 가치를 알아볼 출판사가 나타날 테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책쓰기, 다른 사람의 글로 분량 채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