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을 밟아야 중심이 잡힌다.

꾸준한 글쓰기

by 조형근

이번 주 일요일은 날씨가 좋았다. 햇살이 따뜻하고 미세먼지 없이 화창했다. 대낮에도 달이 환하게 보이는 맑은 날에 방바닥만 긁을 수 없었다. 딸과 함께 공원에 나왔다.


같이 손을 잡고 걷다가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며 놀았다. 화창한 날씨가 반가운지 공원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봄이 곁에 왔다.


딸과 놀면서 틈틈이 공원을 둘러봤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할머니. 벤치에 누워 있는 어르신. 그중에서도 특별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두 발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의 모습이었다. 부모의 도움으로 자전거를 타려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문득 든 생각.


자전거는 멈춰 있을 때는 중심을 잡을 수 없다. 한쪽 다리를 땅에 걸쳐야 한다. 두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해야 다리를 땅에서 떼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럴 수가.


바퀴가 굴러갈 때가 멈춰있을 때보다 중심을 잡기 쉽다니. 당연한 현상이 기묘하게 느껴졌다.


인터넷을 검색했다.


아, 회전체는 운동할 때 그 회전 방향을 유지하려고 한단다.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는 계속 그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팽이가 빙글빙글 돌면서 균형을 잡는 것과 같다. 회전체는 움직여야 비로소 바로 설 수 있다.


글쓰기는 회전체의 운동과 닮았다. 꾸준히 글을 써야 중심을 잃지 않고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어진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책을 읽고 싶어진다. 익숙한 풍경을 여러 각도로 보게 된다. 글을 쓰는 게 점점 편해진다. 가속이 붙은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나아간다.


글쓰기를 지속하지 않거나 오래 쉬면 다시 글을 쓰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든다.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한동안 글을 써야 한다. 글쓰기를 습관으로 들이기 위해서는 글을 자주 써야 한다. 매일 쓰면 가장 좋고, 감을 잃지 않을 정도로 성실히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쓰는 게 관성이 되어 글을 쓰지 않는 하루가 어색할 정도로.




글을 쓰다 보면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고 싶을 때가 있고,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두 발을 멈추고 싶을 때도 있다. 순간의 감정에 따라, 이루고 싶은 목표에 따라 순간 속력은 달라질지언정 평균 속력은 항상 일정하면 좋겠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다시금 날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을 굳힌다. 평생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싶다. 읽고, 쓰고, 생각하고, 또 쓰다 보면 간혹 설레는 문장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을 확률도 높아질 테다.


자전거의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발을 굴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중심을 잡고 글을 쓰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머리, 눈, 귀, 코, 손, 마음 모두.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며 글을 쓰고 싶다. 글쓰기의 안장에서 내려오는 순간이 내 인생 마지막 밤이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