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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근 Sep 09. 2021

보고는 내용보다 속도, 초고는 질보다 속도

빠르게 쓰기

직장인에게 보고는 생명입니다. 직장 생활은 소통이 8할이고 보고는 소통의 요체입니다.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내년에는 어떤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상사에게 보고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부터가 업무의 시작입니다.


직급이 높을수록 의사결정 권한이 커집니다. 윗사람에게 어떻게 보고하느냐에 따라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을지 없을지 판가름 납니다. 보고는 상급자와 소통하는 수단이기에 더욱 중요합니다.


보고에 능한 직원은 상사가 찾기 전에 먼저 보고합니다. 초안에 오타가 있거나 줄 간격이 안 맞아도 무시합니다. 내용, 격식을 따지기보다는 일단 들이댑니다. 상사는 빨리 이야기해준 것에 고마워합니다.


보고는 내용보다 속도가 중요합니다. '이 직원은 언제쯤 보고할까?'하고 상사가 기다리고 있다면 보고를 잘해도 칭찬받기 어렵습니다. 기다리는 만큼 기대치가 높아집니다. 아무리 방대한 정보와 예쁜 보고서를 들이밀어도 적시에 보고하지 않으면 꾸중을 듣습니다.




보고와 일맥상통하는 게 초고입니다.


보고는 내용보다 속도가 중요합니다.

초고는 질보다 속도가 중요합니다.


'이런 글을 써도 될까, 문맥이 이상한데, 마지막 문장이 개운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며 손가락의 움직임이 더뎌지면 위험합니다. 제때 보고해야 하는 직장인처럼 빨리 써야 합니다.


초고를 다 쓰면 퇴고를 거쳐 형식과 내용을 다듬을 수 있습니다. 완벽한 초고를 쓰려는 순간 책 쓰기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책을 쓰겠다는 목표가 희미해집니다. 책 쓰기의 꿈은 기약을 모른 채 미뤄집니다.



작가들이 입 모아 이야기합니다. 초고는 전광석화처럼 써야 한다고요. 저도 동의합니다. 물론 책 자체만 놓고 보면 기획이 먼저입니다. 어떤 메시지를,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전달할지 정해야 합니다. 기획을 잘해야 출간 계약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획이 그럴듯해도 글을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책이 아닌 "책 쓰기"에서는 초고 쓰기가 최우선입니다. 초고를 써야 퇴고를 하고, 투고를 하고, 출간 계약서에 폼나게 사인할 수 있습니다.


적시에 보고하듯 빨리 초고를 쓰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글을 쓰는 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게 습관이 되었다면 모를까 책 한 권 분량의 방대한 내용을 일 년 동안 나눠서 쓰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초고를 쓸 때만큼은 책 쓰기의 우선순위를 높여야 합니다. 직장에 다니고, 밥을 먹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중요한 모임에 참석하는 등 필요한 일을 빼고는 책 쓰기에 매진하세요. 저는 두 달을 목표로 삼고 초고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내 이름으로 된 책 쓰기가 꿈인가요? '언젠가, 때가 되면, 시간 날 때, 다음에, 내년에'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세요. '이 순간, 바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초고는 미루면 안 되는 보고입니다. 상사가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자, 지금 들이대야 합니다.

곧바로 초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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