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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Jul 26. 2021

논리력 향상을 위한 ‘인문사회’ 필사

‘필사’ 글쓰기에 대하여(3)

필사 발췌문: 『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돌베게, 2015

공부는 살아가는 것 그 자체입니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세계는 내가 살아가는 터전이고 나 또한 세계 속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공부란 세계와 나 자신에 대한 공부입니다. 자연, 사회, 역사를 알아야 하고 나 자신을 알아야 합니다. 공부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는 것입니다. 세계 인식과 자기 성찰이 공부입니다.


필사 작문

음식은 삶에 꼭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먹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지요. 살기 위해서 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여러 가지 음식을 두루 맛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좋은 음식이란 우리 몸에 이로운 음식입니다. 그 기준은 재료 성질과 영양가, 조리법뿐 아니라 사람들의 기호에 달려 있기도 합니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음식과 사람을 동시에 살펴야 하는 일입니다.


필사 발췌문: 『공부공부』, 엄기호, 따비, 2017, p. 23

공부란 공부를 하며 기쁨의 관계를 맺는 일이다. 모든 관계가 기쁨을 주지 않는다. 가르치고 배우며 서로 성장을 추구하도록 기운을 북돋우는 이 사랑의 관계가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그래서 공부는 세상을 비판하는 한편, 기쁨의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더불어 서로의 공부를 도움으로써 우리는 기쁨을 구축하는 법을 배운다.


필사 작문

명상이란 휴식을 취하며 자신을 치유하는 일이다. 마냥 쉬기만 한다고 치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신을 집중하고 잡념을 멀리하려는 노력이 치유로 이어진다. 명상은 나를 버림으로써 나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명상을 통해 진실로 쉬는 법을 배운다.


필사 작문

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어나 세상과 일체가 되는 사건이다. 여행을 많이 하거나 오래 한다고 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없다. 다른 세계에서 다양한 삶의 체험은 자신의 생각과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지 깨닫게 한다. 그래서 여행은 갑각을 깨고 나와, 맨살로 세상과 반응하는 접촉이다. 여행을 통해 세상과 내가 하나가 됨을 느낄 때 비로소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필사 작문

봉사란 타자에게 이바지하며 사랑의 관계를 맺는 일이다. 모든 봉사 활동이 사랑에서 기인하지는 않는다.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에 사랑이 깃든다. 그래서 참된 봉사는 자신을 헌신하는 한편 사람과 사람을 사랑으로 이어주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봉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깨우치는 길이기도 하다.


필사 발췌문: 『공부공부』, 엄기호, 따비, 2017, p. 115

나는 신분 상승이나 자아실현이 필요하다거나 필요하지 않다, 혹은 바람직하다거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것으로는 다수의 학생에게 공부할 동기를 부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공부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와 같은 공부의 목적은 효용을 다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면 그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필사 작문

나는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 혹은 금리를 올려야 할지 동결해야 할지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지금과 같은 경제 불황을 헤쳐 나갈 수 없음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이전 계획 경제로 회귀해야 한다는 생각은 더더욱 없다. 과거 방식의 답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므로 이제까지 시도하지 않고 미뤄두었던 혁신적인 정책들을 과감히 시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필사 발췌문: 『공부공부』, 엄기호, 따비, 2017, pp. 139~140

“숨의 길이를 안다.”라는 말은 비교와 극복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내가 ‘모르던 나’를 ‘알았다’는데 초점을 맞춘다. 숨의 길이를 모른 채 물속에 뛰어들었다면, 내가 자신을 잘 몰라서 스스로를 죽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숨의 길이를 알면 나를 돌볼 수 있게 된다. 남과의 비교가 중요하지 않다. 내 안에서, 자신에 관한 모름에서 앎으로 이동한 데 초점이 맞춰진다. 아는 것이 나를 살리고 돌보게 한다. 


필사 작문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은 부정적인 상황에 마음 쏠림을 방지한다. 힘들고 어쩔 수 없는 난관에도 무언가 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에 방점을 찍는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어떤 일을 한다면 좋은 여건에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훌륭한 성과를 거둔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주위 환경의 좋고 나쁨이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부정적인 상태에서 긍정적인 상태로 전환할 때 에너지가 솟아난다. 긍정이 나의 심장을 뛰게 한다.


필사 발췌문: 『정희진처럼 읽기』, 정희진, 교양인, 2017, pp. 36~37

을 읽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습득(習得)이고, 하나는 지도 그리기(mapping)이다. 전자는 말 그대로 책의 내용을 익히고 내용을 이해해서 필자의 주장을 취하는(take) 것이다. 별로 효율적이지 않다. 반면 후자는 책 내용을 익히는 데 초점이 있기보다는 읽고 있는 내용을 기존의 자기 지식에 배치(trans/form  혹은 remake)하는 것이다. 습득은 객관적, 일방적, 수동적 작업인 반면에 배치는 주관적, 상호적, 갈등적이다. 자기만의 사유, 자기만의 인식에서 읽는 내용을 알맞은 곳에 놓으려면 책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책의 위상과 저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필사 작문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하나는 무작정 굶어서 살을 빼는 것이고, 하나는 적절한 식단에 맞춰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다. 전자는 단기간에 무리하게 몸무게를 줄이려고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의 섭취까지 중단하는 것이다. 무모하기까지 하다. 반면 후자는 우리 몸의 대사 과정에 맞춰 단백질과 비타민 같이 필수적인 영양소는 공급하고 탄수화물은 줄여 적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무리한 단식은 극심한 스트레스, 육체적 무리, 요요현상을 불러오는 반면 식단 조절은 적절한 욕구 해소, 육체의 활기, 몸무게 꾸준한 유지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몸매와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검진은 필수다.


필사 발췌문: 『정희진처럼 읽기』, 정희진, 교양인, 2017, p. 137 

고물이 보물이 되려면 사람의 마음과 일이 필수적이다. 내게 별로 득이 되지 않으면서 ‘주고 욕먹을’ 가능성이 많은 일이다. 그게 귀찮아서 다들 그냥 버리는 것이다. 웬만한 사람들에겐 물건을 새로 사는 게 재활용보다 편하다. 자원을 아끼고 나누는 데는, 노동이 요구된다. 나는 이 노동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이 이미 체제다. 변화는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망가진 세상을 수선하는 일이다.


필사 작문

독립 유공자가 진정한 애국자로 인정받으려면 국가에서 충분한 보훈대책을 세워야 한다. ‘독립운동을 하면 삼대가 망한다는 친일 매국을 하면 삼대가 떵떵거린다’라는 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고난이 두려워 몸을 사린다. 일부 사람들은 아예 일신의 영달을 위해 일제에 영합하였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는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 희생이 독립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단언한다. 나라는 언제든 외세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그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나라를 위해 고난을 감수하려 하겠는가.


필사 작문

가정을 망치는 방법 중에 무관심만한 것이 없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라는 말이 있다. 무관심은 이 말에 예외이다. 불행한 가정의 불행한 이유를 들춰보면 무관심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가족들 사이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사는 게 편리하지 않은가. 서로에게 쓸데없이 신경 써주다가 상처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가족들 사이의 무관심한 태도야말로 가정 해체의 지름길이라 본다. 이미 많은 가정에서 진심 있는 대화가 끊긴지 오래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무관심하다.


필사 발췌문: 『정희진처럼 읽기』, 정희진, 교양인, 2017, p. 299

좋은 독후감의 전제는 일단 ‘다르게 읽기’다. 단언컨대 모든 사람이 알 만한 진부한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 나는 좋은 책이 반드시 좋은 독후감을 낳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지 않는 경우도 많다. 독후감은 책에 관한 것이 아니라 책과 읽기의 상호 작용이기 때문에, 책의 수준과 무관하다. 독후감을 잘 쓰는 사람은 ‘국정홍보처 간행물’이나 ‘황색 저널’로도 훌륭한 독후감을 쓸 수 있다. 


필사 작문

안전운전을 하려면 다른 차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먼저다. 남보다 빨리 가려는 급한 생각은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교통체계 정비와 도로의 확충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좋은 운전 여건에서도 사고를 목격하는 경우도 많다. 차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이기에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운전을 잘 한다는 것은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가는 것이다.


필사 발췌문: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김명철 역, 김영사, 2011, p. 19

탐욕은 악덕, 즉 나쁜 태도이며, 특히 타인의 고통을 망각하게 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이때는 개인의 악덕으로 끝나지 않고 시민의 미덕과 충돌한다. 사람들은 최대 이익을 실현하려 애쓰기보다는 서로를 탐색한다. 어려운 시기에 이웃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활개치는 사회는 좋은 공동체가 못 된다. 따라서 지나친 탐욕은 좋은 사회라면 가능한 한 억제해야 하는 악덕이다.


필사 작문

공공장소 흡연은 불법, 즉 법을 어기는 행위이며,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의 흡연은 더욱 그러하다. 그런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면 한 사람의 위법으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아직도 흡연 욕구에 못 이겨 사람들의 눈길이 잘 띄지 않는 곳을 찾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밀폐된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다 사라진 것도 아니다. 공공장소 흡연은 법을 지키고 자신의 건강과 타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근절되어야 하는 불법 행위이다.


필사 발췌문: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김명철 역, 김영사, 2011, p. 45

리는 긴장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옳은 행위에 관한 판단을 재검토하거나 애초에 옹호하던 원칙을 재고할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자신의 판단과 원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판단에 비추어 원칙을 재고하고 원칙에 비추어 판단을 재고한다. 이처럼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또 그 반대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도덕적 사고의 기본이다.


필사 작문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을까 하는 고민이 들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지 남들이 맛있다고 추천하는 음식을 먹을지 갈피를 못 잡는다. 배는 고파오는데 생각은 선택의 기로에서 우왕좌왕하는 결정장애를 앓는다. 이처럼 점심메뉴를 정하는 것은 삶과 죽음의 선택보다 더 힘든 인생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다.


필사 발췌문: 『나는 누구인가』, 강신주 외, 21세기북스, 2017, p. 17

인문학도 그렇고 철학도 그렇고 모든 예술이라는 것은 그 생경한 느낌의 세계와 위험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거기에 모든 비밀이 있습니다. 가구처럼 살아가는 커플들은 헛살고 있는 것입니다. 저녁이 되고 밤이 되면 우리는 습관처럼 집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누구도 설레는 맘을 안고 집으로 향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공연을 보러 가고, 영화를 보거 가고, 미술관, 박물관 등에 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설렘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뒤통수를 얻어맞는 것 같은 느낌, 그 위험에 빠지기 위해서지요. 모든 예술, 모든 인문학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그런 것입니다.


필사 작문

한식도 그렇고 중식도 그렇고 모든 요리는 제대로 즐기려면 차분히 본래의 맛을 느껴야 합니다. 거기서 요리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허겁지겁 먹은 것은 배만 채우는 일입니다. 어떤 때는 텔레비전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먹습니다. 진정으로 맛을 음미하려고 먹는 사람들은 드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맛집을, 해외에서는 미슐랭 가이드 선정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뭘까요? 단지 SNS에 사진을 올려 자랑하려 그런 것일까요. 제대로 된 요리의 맛을 감상하기 위함입니다. 침샘을 자극하는 냄새, 혀와 입안을 자극하는 맛의 조합, 씹으면서 느끼는 식감, 식도를 타고 내려 갈 때의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요리는 그런 것을 느끼면서 먹기를 바라며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진정 그런 것입니다.


필사 발췌문: 『나는 누구인가』, 강신주 외, 21세기북스, 2017, p. 49

우리의 몸이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순환입니다. 몸은 오장육부가 순환하고 생리와 심리가 순환하고 외부와 내부가 순환하고 먹거리와 순환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순환을 하려면 삶이 창조적이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느끼고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매일 새로운 물건과 상품을 만들어내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갖는 것은 자신과의 소통이 아니라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의 거울이 있어서입니다. 무언가를 생산하는 것, 그래서 그것이 돈이 되는 것은 창조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필사 작문

경제에 필요한 것은 건전한 주식투자입니다. 투자가 이루어져야 돈이 돌고 물자와 서비스가 교환되어 경제가 성장하고 재투자가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투자를 건전하게 하려면 한탕주의를 경계해야합니다. 한목에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합니다. 투자가 아닌 투기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릅니다. 투기는 순리에 따라 이익을 얻겠다는 정상적인 활동이 아니라 일종의 도박입니다. 무리하게 돈을 끌어모아 올인하는 것. 그것은 패가망신의 첩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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