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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Jun 01. 2022

특별한 외출

아침 7시. 어김없이 알람이 울리자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고 신분증을 챙겨 집을 나선다. 유월 초하루의 찬란한 햇빛이 서늘한 바람을 뚫고 쏟아진다. 더없이 시퍼런 나뭇잎 사이로 새들이 재잘댄다. 담장에는 벌건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덧 동사무소다.


투표소 안내 표지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입구를 지나니 투표 관련 공고문이 보인다. 어김없이 투표지 촬영 금지 포스터도 함께다. 2층 강당에 마련된 투표장에 들어서 신분증을 제출하니 등재번호를 알려준다. 옆자리에서 등재번호를 확인하고 서명을 하니 석 장의 투표용지를 준다. 도지사, 시장, 교육감. 기표소에 들어가 기표를 하고 나와 투표함에 넣었다. 다시 넉 장의 투표용지를 받으니 도의원, 시의원, 도의원 비례, 시의원 비례다. 기표소, 기표, 투표함을 거치니 투표 끝.


이번 선거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인데 그 참여 열기가 시들하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 때는 코로나-19로 어수선했음에도 투표장에는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등급도 하향되고 사람들의 외출도 훨씬 자유로워졌지만 정작 투표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드문드문 오는 사람들을 손에 꼽을 정도다. 풀뿌리 민주주의에로의 관심이 덜하다는 생각에 아쉽고 씁쓸하다. 사 년 후에는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를!


투표장을 나오니 멀리서 소쩍새 소리가 들리고 어느새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 여름 초입의 햇볕은 그때그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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