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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준 Feb 04. 2022

와인을 좋아하지만 추천은 바라지 말아주세요

예쁜 걸 좋아하는 사람일뿐이에요



1. 보기 좋은 와인이 마시기도 좋다.라는 옛말이 있다.

예쁜 와인은 사기 전부터 눈을 사로잡는다. 이게 피노누아인지, 쉬라즈인지 아니면 리슬링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얘를 들고가는 나, 인스타에 올리는 나, 집에 와서 장식하는 나를 생각한다면 이미 마시기 전부터 나에게 효도를 하는 것과 같다. 맛이 좋으면 더 좋다. 사실 이미 눈으로는 만족을 한 상태라 '와, 이건 진짜 줘도 안먹는다'만 아니면 그 순간 최고의 와인이다.



2. 와인 좀 추천해주실 수 있어요?

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진지하게 답변은 한다. 실제로 맛있는 와인은 따로 있으니까. 다만, 맛있던 와인이라도 2병 이상 사마시지 않는다. 세상은 넓고 와인은 많으며 하나의 라벨이라도 더 모아야하기 때문이다. 하필 예쁜 와인은 보통 내츄럴와인에 있는지라 맥주 28캔 사마실 돈으로 겨우 1병을 사지만 그래도 내 수집은 멈추지 않는다. 사실 뭐하나 잘 버리지 못하는 고물상 습성을 가지고 있긴하다.


3. 게다가, 마시는 곳도 예쁘잖아!

!와인바치고 분위기가 안 좋은 곳이 있는가. 자고로 와인은 예로부터 분위기와 같이 마시는 술이라고 했다. 이세상, 저세상 힙쟁이들이 와인을 좋아해줘서 너무 다행이라고 여긴다. 카페처럼 우드계열의 디자인부터 모던센츄리 어쩌구 디자인, 리모델링 덜 된 것 같은 비 완벽주의 디자인까지 아주 내 맘에 쏙드는 인테리어들로 가득하다. 여기서 신기한 건 음악은 대부분 유튜브에 'chill music' 검색 후 나온 결과물들 같다는 것이다. 청각적인 감각들은 다 통일된 것인가.


4. 원통하다!


이 글을 써내려가는 와중에도 내 눈 앞에는 와인이 보인다. 예쁜 라벨의 피노누아, 내츄럴 오렌지와인, 내츄럴 레드와인. 눈과 피부에 있는 염증으로 정말 눈으로만 즐기는 예쁜 와인들. 이번에는 맛도 좋은 걸로 사보겠다고 평소에는 라벨만 보고 고르던 걸 설명까지 듣고 샀다. 이 와인들은 염증이 낫고 남자친구와 1달 반 만에 만나는 그 날 마셔야지. 비록, 남자친구는 와인만 마시면 알러지가 올라오지만. 나만 마시고 즐거우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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