뱉는 게 말인데 자꾸 삼켰다
혀 끝이 굴리는 말은 상상이었다
꿀꺽- 목메는 지금을 삼켰다
“부산을 가자”라고 했다
지금 일곱 시니까 열 시 반 기차를 타고 가자고 했다
숙소 예약은 안 했으니까 당일 예약을 하고
도착하면 해운대 해변에 돗자리를 펴고 눕자고 했다
- 영하의 1월이었고
“부산은 따뜻해”라고 했다
남쪽의 부산은 서울과 다르게 따뜻하다고 했다
모레의 날씨 예보를 당겨서라도 내일 최고 기온은 영상 10도의 봄 날씨였다
- 찬 바닷물은 겨울바다였고
우리는 서울이었다
마침 잔 속 위스키의 향이 짠내였고 바다향이었던 것
콧등을 적시며 부산에 가자고 하는 눈동자는
이미 파도에 발을 적시며 짠내를 맡고 있었다
혀 끝이 굴리는 말은 상상
뱉을 말을 삼키는 사람 속의 상상이었다
꿀꺽- 목메는 지금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