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창업일지 2화: 너무 힘들다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by 온유

기존임차인이 짐을 철거하고 폐업 신고까지 했다고 알려줬다. 이제 상가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본격적인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럼 이제 사업자등록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알고 보니 순서가 다 있었다. (카페나 음식점을 겸하는 가게일 시)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으려면 영업신고가 먼저 되어 있어야 하고, 영업신고를 하려면 보건증과 위생교육을 받아야 했다.

바보…

인테리어는 접어두고 일단 서류부터 발급받기로 했다.


보건증:

보건소에서 해도 되지만 찾아보니 면봉검사라는 것을 하는데….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혈액검사가 가능한 동네병원에서 받았다. 보건소보다 살짝 비싸지만 대신 이틀 만에 나왔다. (보건소는 1주일 걸린다고 함)


위생교육:

한국휴게음식어쩌구에서 주관하는 6시간짜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인터넷에서 3만 원 내고 수강신청하고 서울시교통문화원에 가서 하루 종일 앉아 있다가 왔다. 점심 이후에는 사람들 코 고는 소리가 엄청 컸다.


영업신고:

자, 이제 필수 아이템인 보건증과 위생교육확인서가 있으니 영업신고가 가능하다. 관할 구청에 가서 이 두 문서와 신분증, 임대차계약서를 보여주면 영업신고증을 준다.


사업자등록증:

마지막 단계인 사업자등록! 홈택스에서 온라인으로 가능해서 편했다. 준비된 서류를 사진 찍어 첨부하고 업종코드를 선택한다. 나는 책방/편집샵/카페이니 세 가지 업종코드를 추가했다. 간이과세면 편하다고 주워 들어서 간이과세자로 체크하고 제출했다. 그런데 구청에서 전화가 와서 도소매업은 간이로 등록이 불가하다고 했다. 결국 일반과세자로 등록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사업자등록이 완료됐다는 문자가 왔다! 드디어 성공이다.


싱크대 설치:

바로 다음날, 택배 상자로 가득 찬 상가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싱크대 설치다. 사실 싱크대 본품, 수전 등 모든 부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자가설치하는 게 원 계획이었다. 근데 싱크대 본품까지는 조립을 하겠는데 수전을 어떻게 연결하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숨고에서 찾은 기사님을 불렀다. 돈이 너무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내일은 택배 박스를 하나씩 뜯어서 가구 조립을 시작해야 한다.


솔직히 지금 너무 힘들다. 창업을 결심했던 마음과 용기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정신이 혼미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불안하다.


그래도 어쩌겠나. 그렇다고 돌아가고 싶지는 않으니 그냥 밀어붙이는 수밖에.


패잔병처럼 걸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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