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엔비 트립을 선택할 때 약간의 팁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이 날은 아침 10시부터 투어 예약이 잡혀있었기에
평소 여행 때 보다 조금 더 서둘러 나설 준비를 해야 했다.
나는 후천적인 자동차 덕후다.
덕후에 선천성과 후천성이 있냐고?
누군가 나에게 그렇게 물어본다면
나는 "YES"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첫 회사 생활을 자동차 관련 IT회사에서 시작했고 총 근무한 햇수만 4년 정도 된다.
그전까지는 차만 타면 졸고, 운전면허도 없었던.
자동차와는 다소 거리가 먼 사람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회사에서 자동차 관련 업무를 계속하다 보니
필요에 의해 그리고 자연스럽게 운전면허도 따고, 자동차 업계에 관한 소식을
가장 빠르고 밀접하게 듣게 되고, 공부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는 자동차나 모빌리티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던 내가 일본에서 AirBnB 트립 상품을 보다가 눈에 띈 게 있었으니
그게 바로 일본 자동차 경매장 투어였다.
내가 결제했을 때는 7만 원 정도선이었는데
지금은 확인해보니 8만 원 중반대 정도까지 가격이 올랐다.
아무래도 엔화 상승이 요인인듯하다.
어쨌든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가니 트립 호스트와 게스트 2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런. 데.
모두 하얀 피부에 눈이 파란 서양 외국인들!
예상은 했지만 영어 말하기에 쥐약인 나는 얼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듣는 건 어느 정도 눈치코치 다 동원해서 가능했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하기까지
“음... 아... 쏘리... 아이 돈 노”를 얼마나 반복했던지
아무튼! 이 경매장은 아무나 들어갈 수도 없고
세일즈 라이센스가 있어야만 가능한데 투어 호스트인 Nick 이
우연히 일본에 눌러앉게 되면서(?) 이 라이센스를 따게 되고 관심 있어하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경매장을 소개하고 가끔 원하는 게스트가 있으면 자동차 경매를 통합 입찰도 참여시켜준다고 했다.
처음 들어간 곳은 바로 입찰을 위한 경매장.
그곳에서 완전히 처음 보는 시스템의 신기한 공간에서
현재 매매 가능한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다.
오래된 클래식 카부터, 특수차량까지 정말 다양한 차량이 거래되고 있었는데
브랜드별로 모델별로 자동차를 조회해 점검 기록 등을 열람할 수도 있고
등급이 어느 정도 받은 차인 지, 몇 층 어느 구역에 주차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머지 게스트 2명과 나까지 각자 한 명씩 보고 싶은 차를 정해서
구경을 해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야외에 약간 떨어져서 전시되어 있던 닛산의 GTR
게임이나 레이싱에서 많이 나오는 자동차인데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그 차는 3,000km 인가 정도밖에 타지 않고 매물로 나온 차였는데
어떻게 이런 차가 그 정도 조건으로 경매에 나오냐고 물어보니
정말 돈이 많은 부자들이 비싸고 좋은 자동차들을 한번 사서 타보고
얼마 안가 바로 매매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했다.
유독 GTR에 환호하던 남자 게스트는 알고 보니 미국에서 활동하는 레이서이자 유투버였다.
함께 온 여자 게스트는 모델이었는데 그 남자 게스트와 결혼 후 신혼여행으로 일본 도쿄에 온 거라고 했다.
무려 한 달을 도쿄에만 머무를 예정이라고 했는데
도쿄 그리고 이 자동차 경매장 투어를 선택한 이유 모두 남편을 위한 거라고 말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다.
정말 우리나라 커플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달달함(?) 같은 것들이 있었달까.
가령 아주 오래된 레이싱카를 보고 싶어 했던 브레넌(남편)이
그 차를 미국까지 사가고 싶다고 부인에게 말하자
”가격을 들어보고 괜찮으면 오케이~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라고 흔쾌히 말하는 배포를 가진 멋진 여자 브리아나(부인)
그 말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해하며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귀여운 브레넌.
이 모든 광경이 한편으론 낯설고 한편으론 부러웠다.
(사실 결국 수출입 규정 때문에 그 차를 미국으로 가져갈 수는 없었던 건 안 비밀)
그렇게 한참을 각자 보고 싶었던 자동차들을 둘러봤다.
직접 시동도 걸어보고 자신의 드림카에 앉아서 인증샷도 남기는 재미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옛날 클래식카를 구경하는 일이 가장 인상이 깊었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알파로메오라는 브랜드의 자동차는
ㅇ▽ㅇ ← 이렇게 생긴 앞모습이 특징적인 자동차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차라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만, 아쉬웠던 건 모든 설명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나의 짧은 영어가 이토록 후회스러울 수 없었다.
영어로 소통이 좀 더 원활했다면 잘생긴 훈남 스타일의 호스트(?) Nick 과도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귀여운 레이서&모델 커플과도 친해질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아쉬움을 뒤로한 채
나는 다음 약속을 위해 바로 시부야로 달려갔다.
다음 후기에는 이튿날 먹었던 음식들과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하려고 해요.
신기하게 이어진 고마운 인연과 조금씩 적응해간 일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