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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원 Feb 20. 2022

진실해지고 싶다.

진실해지고 싶다.


내 비루함을 직면하는 고통을 참지 못해

나불나불 떠드는 그 입을 좀 닫고 싶다.

자기정당화의 말은 이제 멈추고 싶다.


강하고 쿨한 척만큼이나

착하고 따뜻한 척도 그만두고 싶다.

"나는 네가 좋아."라는 말 만큼이나

"나는 네가 싫어."라는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심 없는데 관심있는 척.

사실은 내가 성숙하고 좋은 사람인 척 하고 싶은 거면서.

널 위해 고민하는 척

널 위해 조언하는 척

널 위해 호소하는 척

거짓은 그만두고 싶다.


진실한 눈빛.

내가 사람들의 눈을 보고 말하지 못하는 건

내가 진실하지 않음을 알고 있어서겠지.


허영떨고 싶지 않다.

기만하고 싶지 않다.

미화하고 싶지 않다.

너무 구려서 숨기고 싶은 내 자신을

묵묵히 직시하는 고통으로

조금이라도 진실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거짓스런 자신에서 한걸음씩 벗어나고 싶다.


좋음은 싫음으로만 드러나듯,

진실은 거짓으로만 드러난다.

강한 척을 한다는 건 강하지 않다는 뜻이다

착한 척을 한다는 건 착하지 않다는 뜻이다.

성숙한 척을 한다는 건 성숙하지 않다는 뜻이다.

언제나 시작은 절망스러운 나를 보는 것부터.

건너뛰려 하지 말자.

흉내내려 하지 말자.


인문주의의 정수는 '정직'이라는 말.

그 말이 무거운 희망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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