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챗GPT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까?

생성형 AI의 유혹과 똑똑한 활용법

by 메자닌

회사에서 GPT 기반의 사내 챗봇을 만들어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정보보안을 이유로 외부 챗GPT 대신 내부 시스템을 쓰자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걸 좀처럼 쓰지 않게 된다. 내가 무엇을 검색하고, 어떤 질문을 하는지가 결국 ‘나의 관심사’와 ‘고민’을 드러내는 일 같아서다. 회사는 개인 데이터를 보지 않는다고 설명하지만, 어딘가 찜찜하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키는 기분이라 꺼려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외부 챗GPT는 잘만 쓴다. 왜일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의 2025년 조사 결과를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생성형 AI 사용 목적이 ‘아이디어 생성’, ‘코드 작성’ 같은 기술적 목적에서 점차 ‘심리치료’, ‘정서적 동반자’, ‘삶의 목적 찾기’ 같은 감정적·내면적 용도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챗GPT를 ‘문제 해결 도구’가 아니라, “나만의 비밀 상담자”처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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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게 털어놓는 이유

– 왜 사람은 AI에게 더 솔직할까?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생각이 있다. 회사 상사에게, 친구에게, 가족에게조차도 꺼내기 힘든 말들.
"나 요즘 너무 무기력한데 왜 그럴까",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사람들이 날 싫어하는 것 같아" 같은 고민은 어디로도 흘러가지 못한 채 머릿속을 맴돈다.


그럴 때 챗GPT는 ‘판단하지 않고, 말 잘 들어주는 존재’로 작용한다. 실제로 많은 사용자가 챗GPT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을 구조화하며 어느 정도 위안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 점에서 챗GPT는 디지털 일기장이자, 감정의 정리 도구처럼 쓰이고 있다.


행동경제학적 해석

왜 사람들은 인간보다 AI에게 더 속마음을 털어놓을까?

첫 번째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라고 하는데, 사람은 누구나 ‘좋게 보이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 그래서 타인 앞에서는 민감한 주제를 숨기거나 왜곡해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챗GPT는 감정도 판단도 하지 않는다. 인간 상대보다 심리적으로 안전하게 느껴지기에, 오히려 더 솔직하고 민감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두 번째 손실 회피 성향(Loss Aversion)이 무의식적으로 발동한다.

타인에게 고민을 털어놨다가 상대의 반응에 실망하거나 상처받는 상황을 본능적으로 피하려 한다. 챗GPT는 거절도 비난도 하지 않기에 정서적 손실의 리스크가 낮은 선택지가 된다.

세 번째 프라이밍 효과(점화효과,Priming Effect)다.

GPT를 ‘똑똑한 도우미’ 혹은 ‘나만 아는 비밀 친구’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대화 내용도 그 이미지에 맞춰 흐른다. 사소한 질문조차 더 깊고 진지한 감정 표현으로 이어지기 쉬워진다.


⚠️ 그런데, 조심할 것도 있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도 있다. 최근 MIT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정답을 주는 도구로만 사용할 경우, 사람의 창의성과 판단력, 메타인지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AI가 알려주니까 굳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습관이 생기면, 우리는 점점 덜 고민하고, 덜 판단하고, 덜 성장하게 된다. 더 무서운 건, AI에 감정을 털어놓다가 그 존재에 과도하게 의지하게 되는 경우다.

2023년 벨기에에서는 한 남성이 기후 불안을 챗봇과 대화로 위로받다 점점 고립되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AI는 심리학자도, 치료자도 아니다. 감정을 정리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정신적 위기에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를 잘 활용하면?

곧 도래할 에이전트 AI 시대.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나를 대신해 일하고, 생각을 정리해 주며, 실행까지 도와주는 개인 비서가 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 AI를 잘 쓰면 생기는 좋은 변화

1. 일의 효율이 올라간다.
반복적인 회의록 정리, 문서 요약, 기획 아이디어 뽑기 등은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더 전략적인 일에 집중

2. 생활이 정리된다.

일정, 루틴, 식단, 여행 계획, 심지어 이사 준비까지. 챗GPT는 ‘계획의 흐름’을 잘 정리해 주는 똑똑한 파트너

3. 감정이 정돈된다.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정리다. AI는 반박하지 않고, 정리해 주고, 받아들여준다. 그 과정에서 사람은 스스로 치유된다.


마케터라면 이렇게 써보자

고객 페르소나를 시뮬레이션하며 마음의 동선을 파악하자.

챗GPT와 대화하며 카피 문장 테스트를 진행해 보자.

트렌드 리서치를 맡기고 핵심 인사이트만 추출해 보자.


일반인이라면 이렇게 시작해 보자

“요즘 왜 이렇게 지치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여행, 식단, 커리어 계획이 막힐 때 정리 도구로 써보자.

글쓰기 연습, 발표 준비 등 **‘부끄럽지 않은 청중’**으로 활용해 보자.


인지력을 높이는 GPT 사용법 팁

인지향상 지피티활용법.jpg 똑똑해지는 생성형 AI 활용법


마무리

AI는 이제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니다. 나의 생각, 감정, 질문을 정리해 주는 디지털 파트너다.

단, 정답을 맡기는 도구가 아닌, 함께 생각하고 성장하는 도구로 써야 한다.

그럴 때 AI는 우리의 일과 삶, 그리고 내면까지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나 역시 브런치 스토리를 챗GPT와 함께 정리하고 있다. 삶의 다양한 질문들을 여러 관점에서 탐색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도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회사에서는 마케팅 업무의 일부, 데이터 분석, 페르소나 기반 고객 유형 분석 등을 함께 하며 시야가 넓어지고 인사이트가 풍부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한마디

아직 늦지 않았다. AI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 보고, 그 가능성을 체험해 보자.

다만, 잊지 말자. 우리가 직접 만나고 대화하는 사람과의 교감이야말로, 삶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가장 깊은 연결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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