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 최대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흔들리는가?

인플레이션 시대, 고가 브랜드의 역설

by 메자닌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흔들리고 있다. 나스닥 상폐 위기까지 갔던 중국 토종 브랜드 루이싱커피(Luckin Coffee)가 기사회생하여 중국 시장을 장악하더니, 이제는 스타벅스의 본진 뉴욕 맨해튼에 매장을 열며 정면 승부를 걸고 있다. 저가 공세, 빠른 주문·픽업, 심플한 메뉴로 무장한 루이싱 고물가 시대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스타벅스는 과연 영광의 시간을 뒤로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


고물가 시대 소비자의 선택

스타벅스 라테 한 잔 가격은 약 6달러. 루이싱 프로모션 가격 1.99달러와 비교하면 세 배 차이다. 단순히 절대 금액의 차이가 아니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 정서’를 정면으로 건드린다.

미국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 항목 중 하나로 ‘카페에서 사 먹는 커피’를 꼽는다. 집에서 드립커피, 캡슐커피, 인스턴트커피로 대체하는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10명 중 7명은 팬데믹 이후에도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며, 절반 이상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카페 소비를 줄였다”라고 답한다. 즉, 스타벅스의 위기는 단순히 경쟁사의 저가 공세 때문만이 아니라 소비 패턴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luckin-coffee.jpeg 루이싱커피 뉴욕 맨해튼점 오픈

커피하우스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숍이 아닌 ‘제3의 공간(Third Place)’을 표방하며 글로벌 확산에 성공했다. 그러나 MZ세대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은 달라졌다.

속도와 편리함: 짧은 대기, 빠른 픽업, 앱 기반 주문은 필수 요소가 됐다.

가성비와 합리성: ‘가격 대비 가치’에 민감하며,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자 집에서 소비하거나 저가 브랜드를 찾는다.

트렌드와 비주얼: 스타벅스의 차분한 브랜드 이미지와 달리, MZ세대는 말차 라테, 크림폼, 단백질·콜라겐 음료 등 SNS에서 ‘보여줄 수 있는’ 트렌디한 음료에 열광한다.

건강과 웰빙: 저칼로리, 항산화, 기능성 음료가 젊은 세대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스타벅스의 전통적인 ‘공간 경험’ 전략은 여전히 의미 있지만, 새로운 세대의 소비 코드를 온전히 담아내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벅스의 대응과 한계

스타벅스의 신임 CEO 브라이언 니콜(Brian Niccol) 체제는 “Back to Starbucks”라는 리브랜딩 전략을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그가 스타벅스로 영입될 당시 제시된 조건은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약 1억 4천만 달러, 한화로 약 1,400억 원 규모의 사이닝 보너스를 비롯해 1억 달러 상당의 스타벅스 주식 보상이 더해졌고, 기본 연봉만 해도 연간 1,600만 달러, 약 220억 원에 달했다. 여기에 더해 매출 성장, 동일 매장 매출 개선, 디지털 채널 확산 등 구체적인 KPI를 달성할 경우 매년 최대 2억 7천만 달러, 한화로 약 3,700억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성과급 구조가 설계되어 있었다.

브라이언니콜_스타벅스 CEO.jpg

또한 전용 제트기 사용권과 개인 거주지인 캘리포니아 뉴포트 비치 인근의 전용 사무실, 그리고 원격 근무 특혜까지 주어졌다. 특히 일반 직원들이 주 4일 사무실 출근 의무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CEO에게만 원격 근무가 허용된 사실은 조직 내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이 모든 조건은 단순한 고액 보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니콜이 스타벅스를 성공적으로 턴어라운드 한다면 수천억 원 이상의 보상을 거머쥐게 되는 구조로, 이는 곧 스타벅스가 그에게 던진 메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실패하면 비난을 감수하라, 그러나 성공한다면 천문학적인 보상을 가져가라.”

매장 좌석 확대

무료 리필 제공

고객과의 교감(바리스타 손글씨 메시지)

메뉴 간소화 및 스마트큐 도입

하지만 이 모든 변화가 ‘가격 부담’과 ‘가성비 경쟁력’ 문제를 해소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스타벅스는 프리미엄 지향을 강화하면서 루이싱 커피 같은 저가 브랜드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려한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했던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비 유형의 다양화 한계

하버드 경영대학원 문영미 교수는 소비자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먼저 카테고리 전문가(Connoisseurs)는 특정 브랜드보다 카테고리 자체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깊어, 트렌드나 품질을 세밀하게 따지는 소비자들이다. 반면 기회주의자(Savvy Opportunists)는 가격, 할인, 프로모션 같은 거래상의 이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똑똑하게 혜택을 챙기는 소비자들이다. 실용주의자(Pragmatics)는 습관, 편리함, 가격 등 실용적 기준을 중시해 브랜드의 차별화보다는 합리성과 편리성을 기준으로 선택한다. 또 하나의 유형은 냉소주의자 혹은 회피자(Reluctants)로, 시장 참여 자체를 꺼리거나 최소화하며 필요할 때만 소비하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로열리스트(Brand Loyalists)는 특정 브랜드에 강한 충성도를 보이며, 다른 대안보다 그 브랜드이기 때문에 선택하는 소비자들이다.


최근 커피시장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브랜드 로열리스트의 감소다. 매일 아침 무조건 스타벅스를 찾거나, 출근길에 스타벅스 컵을 들고 있으면 멋져 보인다는 식의 행동은 더 이상 주류가 아니다. 그렇다고 스타벅스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도 아니어서, 실용주의적 관점에서는 선뜻 선택하기도 어렵다. 대신 실용주의자와 카테고리 전문가가 새로운 소비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가성비와 편리성을 중시하거나, 말차·콤부차·단백질 음료 같은 새로운 카테고리를 빠르게 시도하고 SNS로 공유하면서 자신만의 선택을 정당화한다. 결국 커피시장은 브랜드 충성에서 벗어나, 실용성과 카테고리 경험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커피 산업 트렌드

글로벌 커피 산업은 세 가지 축으로 나뉘고 있다.

프리미엄 경험 지향: 스타벅스처럼 공간과 경험을 강조하는 브랜드

가성비·편의성 지향: 루이싱커피 더치브로스(Dutch Bros)처럼 저렴하고 빠른 소비를 강조하는 브랜드

트렌드·기능성 지향: 말차, 콤부차, 단백질·콜라겐 음료처럼 건강·비주얼·SNS 확산력을 가진 신규 브랜드

특히 MZ세대는 **“커피=필수 루틴”**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음료와 디저트의 다변화를 이끌고 있다. 커피는 더 이상 당연한 아침 루틴이 아니라, 수많은 음료 중 하나의 선택지에 불과하다.


인사이트

스타벅스의 위기는 곧 글로벌 소비 트렌드의 전환점을 보여준다. 인플레이션과 고물가 시대에는 브랜드 충성도보다 실질적 효용과 경험의 다양성이 우선된다.

마케터에게 주는 시사점: 가격만이 아니라 “가성비 + 경험 + 트렌드”를 어떻게 조합할지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심리적 만족과 공유 욕구까지 설계해야 한다. 건강, 웰빙, 재미, 비주얼 등 새로운 소비 가치가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스타벅스의 영광이 끝났는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건, 커피 산업은 더 이상 커피만의 산업이 아니며, MZ세대의 선택이 시장의 중심을 다시 쓰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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