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을 바꾸면 당신의 삶이 바뀝니다!
우리는 왜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무언가를 먹을까. 스트레스가 쌓이면 과자를 집어 들고, 퇴근 후의 공허함은 야식으로 채우려 한다. 이는 단순히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미국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인 저드슨 브루어(Judson Brewer)교수가 식탐 해방에서 말하듯, 뇌가 학습해 버린 습관 고리(habit loop) 때문이다. 충동 → 행동 → 보상의 반복 고리 속에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찾는다.
행동경제학적으로 보면, 이것은 즉각적 보상 편향의 전형이다. 지금 입안에 퍼지는 달콤함은 장기적인 건강 악화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 또, 다이어트를 하며 금지된 음식을 더 갈망하는 것은 손실회피 성향이 작동하는 결과다. 억누르면 억울수록 욕구는 오히려 더 강해진다.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일까. 브루어 교수는 억제가 아니라 재설계를 말한다. 뇌가 스스로 새로운 보상 구조를 학습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RAIN 기법이다. 비가 내리듯 욕구가 스쳐 지나가도록 흘려보내는 훈련이다.
R(Recognize, 인식하기)
“아, 먹고 싶다… 그런데 이건 진짜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외로움 때문이구나.” 충동의 근원을 인식한다.
A(Accept, 받아들이기)
“내가 스트레스 때문에 먹고 싶은 거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억지로 참을 때보다 뇌의 긴장이 훨씬 덜하다.
I(Investigate, 탐색하기)
몸의 반응을 관찰한다. 울렁거림인지,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인지, 그냥 습관적인 욕구인지 탐색한다.
N(Note, 이름 붙이기)
“퇴근 후 무력감”처럼 이름을 붙인다. 이름을 붙이면 충동은 객관화되고, 감정의 파도는 흘러가 버린다.
식탐해방에서 브루어 교수는 이 RAIN 기법으로 욕구를 억누르지 않고 관찰함으로써, 충동의 힘을 약화시키고 선택의 주도권을 우리에게 돌려누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나이부터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헬스장을 다니며 코칭을 받고, 식단 조절을 ‘관리’라 부른다. 단백질 보충제를 추천받아먹고, 앱을 통해 하루 적정 칼로리를 계산하며 칼로리 카운팅을 일상화한다. 닭가슴살만이 최고의 선택지인 줄 알고 그것을 갈아 마시거나, 탄수화물을 철저히 배제한 채 ‘근손실’에 대한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들도 많다.
물론 의도는 건강이지만, 이런 숫자와 통제 중심의 방식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건강을 위해 칼로리를 기록하며 성과를 내려 하지만, 오히려 식탐을 자극하거나 금지된 음식에 대한 갈망을 더 키우기도 한다.
브루어 교수가 말하는 진정한 해방은 더 정교한 숫자 관리가 아니다. 억제와 통제가 아니라, 욕구를 관찰하고 흘려보내며 새로운 보상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브루어 교수가 말하는 해방은 단순히 욕망을 끊어내는 것이 아니다. 충동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선택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자기 존재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그것은 자기 돌봄, 건강, 기쁨, 그리고 타인과 관계 맺을 기회의 원천이다.”
우리가 먹는 건 결국 감정이다. 그러나 그 감정은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흘려보낼 때, 오히려 우리를 돌보고 연결하는 힘이 된다. 식사가 더 이상 죄책감이나 자기 검열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회가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해방을 경험한다.
식탐 역시 다르지 않다. 배고프지 않아도 무언가를 찾게 되는 건 단순한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뇌가 학습한 자동화된 습관 고리의 작동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시스템 1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많은 행동을 ‘의식적 선택’이 아니라 무의식적 패턴으로 반복한다.
행동경제학자 다니엘 카너먼 교수가 말한 시스템 1(System 1) 사고도 여기에 해당한다. 빠르고 직관적인 사고 체계가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자동 반응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야식을 주문하거나, 스트레스받을 때 단 음식을 찾는 것은 합리적 계산의 결과가 아니라, 뇌가 휴리스틱(Heuristic, 경험적 규칙)에 의존한 결과다. 이처럼 자동성 → 휴리스틱 → 반복 강화의 고리는 식탐을 단단하게 만든다. 따라서 단순한 “억제”가 아니라, 그 고리를 인식(awareness)하고 새로운 선택으로 재설계(re-design)해야 비로소 해방에 가까워질 수 있다.
이처럼 자동성 → 휴리스틱 → 반복 강화의 고리는 식탐을 단단하게 만든다. 따라서 단순한 “억제”가 아니라, 그 고리를 **인식(awareness)**하고 새로운 선택으로 **재설계(re-design)**해야 비로소 해방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 세상에 얼마나 중요한 의사결정들이 많은데, 먹는 것조차 일일이 고민하고 의식해서 시스템 2로 이성적·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선택해야 하나? 너무 고통스러운 거 아닌가?”
맞다. 처음엔 분명 귀찮고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훨씬 영리하다. 브루어 교수가 제안한 21일간의 습관 훈련을 거치다 보면, 처음에는 시스템 2의 힘을 빌려 의식적으로 행동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자동화되어 다시 시스템 1로 자리 잡는다.
즉, 좋은 습관은 처음엔 노력으로 시작되지만, 곧 자연스러운 자동성으로 전환된다. 그때부터 식탐은 더 이상 억눌러야 할 적이 아니라, 이미 흘려보낸 감정의 흔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