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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 M Sep 14. 2017

CPG 산업, 세계 최대 광고회사를
위기에 빠뜨리다

위기 맞은 글로벌 대행사들의 전망과 디지털 광고 업계에 주는 시사점

CJ E&M MEZZOMEDIA 트렌드전략팀

 

 지난달 23일 세계 최대 광고회사 WPP의 주가가 하루 만에 11.2%나 떨어졌다. 98년 이후 영국 FTSE 100 지수 종목 중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WPP의 CEO, Martin Sorrell이 WPP의 금년도 성장이 미미할 것(정확하게는 0%~1%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직접적인 하락의 원인이었다. 
  CEO의 자기고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전망은 더욱 어둡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WPP의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뿐만 아니라, WPP가 앞으로도 한 동안 어려운 시기를 겪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WPP 주가 추락과 함께 경쟁사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같은 날 옴니컴 그룹의 주가는 7%, 퍼블리지스 주가는 3.15% 하락했다. 단순히 WPP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출처: Google Finance) 

 

  WPP의 주가 폭락 사태의 시발점은 WPP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재 업종 광고주들이었다. 미국 최대 생활용품 업체인 P&G는 17년 1분기 디지털 광고 예산을 전분기 대비 $1억 (약 1,200 억 원) 줄였다. Unilver도 올 초 광고 예산을 작년의 70% 수준으로 삭감하고 광고 대행사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소비재 광고주들이 디지털 광고 예산을 줄이는 이유 

- 디지털 광고 집행에 대한 신뢰 저하 

 

 수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략을 최우선으로 수립하는 2017년에 왜 그들은 디지털 광고 비용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일까? 일각에서는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소비재 광고주들의 자구책이라는 분석도 있고,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서 원인을 찾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그동안의 양적인 측면에서 급성장한 디지털 광고가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하는 시점에 봉착했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P&G의 Chief Brand Officer, Marc Pritchard가 IAB 연설에서 밝힌 내용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솔직히 우리는 미디어 공급 관점에서 약 20%~30% 정도의 낭비가 존재한다고 본다. 투명하지 않은 계약 관계와 측정 방법, 그리고 우리가 원하지 않는 공간에 광고가 노출되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비단 P&G 뿐만이 아니다. eMarketer의 2016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광고 대행사와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Ad Fraud와 Brand Safety 이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50%를 훌쩍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rand Safety 이슈와 Ad Fraud에 대한 뚜렷한 해결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실정이다.


- 효율성 제고 : 대행사 대신 광고주가 직접 뛴다 

 P&G만큼이나 광고계의 큰 손이었던 Unilever는 전통적인 형태의 광고를 탈피하고 YouTube 크리에이터나 파워블로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광고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직접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과거와 다르게 Google과 Facebook처럼 온라인 상에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플랫폼이 생겨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광고주가 글로벌 대형 플랫폼에 뛰어들어 콘텐츠 제작 및 집행까지 나서다 보니 기존의 광고주들의 역할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심지어 이런 전략은 비단 Unilever 뿐만 아니라 크래프트 헤인즈, 켈로그 등 식음료 업계에서도 최근 각광받고 있으며, V커머스 형태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Unilever는 지난 3월 YouTube와 함께 Unilver를 홍보할 YouTube 크리에이터를 뽑는 선발 대회를      개최해 마케팅 캠페인으로 적극 활용했다. 


디지털 광고 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디지털 광고 관련 measurement 표준 마련 필요  

 

 Brand Safety, Ad Fraud 등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사실 여러 광고 사업자 및 플랫폼들이 부단히도 애를 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 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신뢰는 낮다. 각각의 광고 사업자 및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솔루션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평가다. 오히려 Ad Fraud를 감지 및 방지하는 솔루션들이 서비스별로 파편화되어 있는 것을 문제점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부분이 어느 정도 문제인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모두들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으니 솔루션은 많아도 상황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광고 업계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광고주-대행사-미디어랩사-매체 등 디지털 광고 생태계에 묶여 있는 각각의 stakeholder들이 동의할 수 있는 measuremant 방법론이 필요하다. 특히 Programmatic Ad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까운 미래의 광고 업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 Audience Targeting 강화로 디지털 광고 효율 개선 

  지난 몇 년 동안 디지털 마케팅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Audience Targeting이었다. 최근에는 디지털 환경에서 수집된 각종 소비자 데이터를 모아 광고 집행의 가장 큰 효율을 낼 수 있는 Audience 群을 얼마나 정확도 있게 발라낼 수 있는지가 광고 및 매체 관련 회사들의 역량으로 평가받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P&G나 Unilever 같은 대형 광고주들이 효율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의문은 국내 광고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래 불안은 빨리 퍼진다. 


  메조미디어는 이 같은 시장 변화를 감지해 올해 6월 Oracle Data Market Place과 국내 최대 모바일 Ad Network인 Man Plus의 오디언스 데이터를 활용한 DMP(Data Management Platform)을 출시했다. 정확한 Audience 프로파일링을 기반으로 광고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메조미디어 외에도 여러 업체들이 Audience Targeting을 강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아직 Programmatic Ad 자체가 국내에 뿌리를 내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시급해진 디지털 광고 업계에서는 이 같은 Audience Targeting 강화는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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