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밀고 온 짜증을 잠시 밀어놓고
삶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봄이 겨울을 건너 나른한 춤을 출 때나
여름이 시샘하여 봄의 꽃들을 버릴 때나
가을이 햇살에 붉어진 얼굴을 만질 때나
겨울이 냉각된 하얀 얼굴 팩을 들이 밀 때나
그저 아름답기만 한 삶은 없습니다
어깨에 앉은 무게가 싫어도 동행이 되지만
삶이 저울을 꺼내는 순간은 고통입니다
네 저울에 괜찮은 것은 내가 아니기 때문이고
내 저울에 버거운 무게는 나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저울 무게가 다르다고 고장 난 것은 아닙니다
눈금이 같아도 저울 추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삶이 가진 저울은 규격이 없으니까요
오늘도 여전히 비는 세상에 노크를 합니다
하늘에도 저울은 없나 봅니다
빗방울 무게를 달지 않는 걸 보면 말이죠
뭐 어때요
같지 않아도 결국엔 모두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무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거든요
저울이 무게를 계산하기 전까진 말이죠
삶에 저울은 없습니다
억지로 저울을 만들지 마세요
무게는 그저 숫자들의 장난이거든요
비가 내리면 그냥 맞으면 그만이지
굳이 무게를 달아 고통을 확인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