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어떻게 안 되겠니?
브런치에 고하다.
난생처음 작가라는 말로 설렘을 한 아름 던져줬던 것이 브런치다.
작가의 설렘도 잠시, 자괴감이 스멀스멀 자라나 도망치고 싶었던 곳도 브런치였다.
그래도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아직 살아남아 여전히 글을 쓰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늘어나는 불편함에는 내가 몰라서 그런 거라고 다독이며 지금까지 왔는데 아무래도 불편한 몇 가지는 알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내가 정말 몰라서 일 수도 있으니까) 글을 써 보기로 했다.
브런치 관계자분들이 이 글을 읽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혹시라도 읽는다면 개선이라도 해 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몇 가지 언급을 시작해 보기로 한다.
첫째는 글을 순서를 바꿀 수 없다. 무조건 발행 순서대로 글이 쌓인다. 글을 쓰다 보면 글의 순서를 바꿔놓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어디를 봐도 발행된 글의 순서를 바꿀 방법이 없다. 결국 글을 발행 취소 후 재발행하는 방법으로 글의 순서를 바꿔놓는다.
둘째는 내 발행 글 중에서 내가 원하는 글을 찾는 게 너무 어렵다. 글이 몇 개 안 되었을 때는 불편함을 몰랐다. 그런데 발행이 누적되다 보니 내가 썼던 글조차 내가 찾기 너무 어려운 것이 문제가 됐다. 글 하나 찾는데 적게는 몇 분에서 몇십 분까지 걸린다. 이렇게 되면 글쓰기는 편해도 발행 후 수정 및 보완이 어려워 글 쓰는 입장에서는 영 불편한 게 아니다.
셋째는 발행했던 글을 300편 가까이 발행 취소하면서 겪었던 문제다. 발행 취소하는 글도 선택 박스로 선택해서 한 번에 취소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 가지는 취소된 글 목록을 한 번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서조차 글을 찾다가 시간을 다 소비한다. 정리해서 다시 올리고 싶어도 취소된 글들이 많아지고 나니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결국, 부크크 쪽으로 파일을 넘겨 다운로드하였던 글을 가지고 다시 찾아 수정해서 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그것 마저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넷째는 뒤로 가기 관련이다. 브런치에서 글을 작성하면 자동 저장 기능이 분명히 있다. 글을 쓰다가 저장하지 않고 나가더라도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가끔 자동 저장된다는 생각으로 뒤로 가기를 누르고 작성을 하다 글쓰기로 돌아오면 전혀 다른 글이 나타날 때도 있다. 어떤 버그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현상은 내가 저장을 한 후 뒤로 가기를 해도 가끔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봐서는 분명히 어떤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아쉬운 부분은 많이 있다. 브런치에 모이는 많은 사람들은 이곳에 글을 쓰고 발행하고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런 장점이 있어 브런치를 찾아왔고, 브런치에 아무런 대가도 없이 글을 올리고 있다. 물론 올라오는 모든 글이 그만한 값어치를 하고 있는지는 나도 잘은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발행하는 글은 브런치가 존재하는 이유가 되고 자산이 되는 것이다.
작가님들이 작품 활동하는 편리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면 작가님들의 글쓰기에 대한 불편은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해 주는 것이 브런치가 해야 할 일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글 쓰는 공간을 제공해 줬다고 해서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로 인해 좋은 작가님들이 이곳을 떠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몇몇 작가님들도 이곳을 떠났다. 거의 매일 글을 발행하던 열정을 가진 분들도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브런치가 작가님들을 위해 정말 좋은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지 다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권태기가 찾아온 것일까. 나도 요즘 브런치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열정이 식은 것인지도, 마음이 멀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조심히 한 발씩은 내디뎌 본다. 여기에 모인 작가님들의 따뜻한 마음에 힘입어, 그리고 내 삶에 퇴적되는 작은 일들을 저장하면서 말이다.
지금 밖에는 겨울바람이 살랑인다. 차갑지 않은 어정쩡한 바람이 분다. '답다'는 말이 생각난다. 뭐든 다워야 한다. 밥이면 밥다워야 하고, 죽이면 죽다워야 한다. 죽도 밥도 아닌 것은 어디에 쓸 것인가? 찬바람에 기대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다. 호호 불면서 몰아치는 차가움에 따듯한 온기가 행복해지는 순간을 누리고 싶어 진다. 그런데 오늘 날씨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찾게 된다. 어쩐지 어정쩡한 그래서 쉽게 마음이 변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