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리폼 시 (소향. Jan 11. 2021)
귤 하나 책상에 덩그러니 길을 잃었다
온몸으로 밀어내던 세월의 무게에 눌려
동그란 이마엔 파랗게 멍이 들었다
외출했던 초침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면
노란 별 위에 동그란 달 하나 마중 나온다
밝음에도 여전히 빛나는 하얀 달은
초록빛 꽃을 피워 세상에 의미를 전한다
어둠이 내리고 달마저 집으로 돌아가면
꽃은 어느새 검은 그림자 뒤로 숨어들어
세상에 주저앉은 채 내일을 더듬어본다
남은 자의 시각이 전달되는 세상 이치로
사라지는 자는 소멸의 길을 가겠지
저 멀리 돌고 돌아 맞이한 자리엔
바람이 흘리고 간 눈물만 흔저이 된다
시간에 버림받은 빛바랜 외로움 하나
깊어가는 주름들 사이로 스며들어
화려했던 흔적만 아쉬운 듯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