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가 바람을 불러 모은다
그리 대단한 날이 아니어도
혼자이기보다는 함께하는 맛일까
예배당 꼭대기에 구름이 어둡다
태극기에 불려 간 바람 때문일까
아니면 까만 기도를 들어 올린
믿음이 베픈 은혜일까
어쩐지 입구에 늘어선 목련들
표백된 얼굴이 환해 보이기는 하다
몸을 나무늘보가 점령했는지
봄이 훔쳐간 기운 때문인지
늘어지는 시간이 자리를 펴는 오후의 시작
허기가 시장을 알리고 나서야
아직 식전임을 깨닫는다
무책임한 휴일이 햇살아래 시들고 있다
오후를 깔고 누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