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여름: 실행할 수 없는 기억입니다〉

by 소향

> 파일 열기: childhood://summer_19810731

[경고] 이 기억은 더 이상 실행할 수 없습니다.
└─ 원인: 시간 누수 / 감정 형식 오류 / 부재한 주체

> 로딩 시도 중...

- 대청마루 그림자.mp4
└─ 재생불가: 그림자 속 ‘너’가 삭제됨
- 수박을 자르던 할머니의 칼날.wav
└─ 메타데이터: “사라지기 직전의 냄새”

> 재구성:
:: 얼음 동동 보리차 위에 떠오르던
이름 없는 소리들
:: 메뚜기가 부딪히던 모기장
살의보다 먼저 익어가던 정오

> 압축 해제:
:: 바람의 흐름
= 셔츠에 남은 망설임 + 흙냄새
:: 유리병의 파편
= 우리가 몰랐던 언어의 조각

> 복원 실패:
└─ 그 여름을 말하는 문장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감정은 있었으나 이름은 없었습니다

> 시스템 종료

[기억을 저장하시겠습니까?]
└─ [아니오]
└─ [다시 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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