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당신은 어느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까
봄냄새, 오래된 종이 냄새, 첫 입맞춤의 미세한 떨림
그중 하나가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방 1 – 청각의 방]
오후 두 시 칠 분, 냉장고가 울린다
그 소리는 엄마의 잔소리로 번역된다
유년은 늘 배고팠다
말보다 배꼽이 먼저 울었고
그 소리에 이불속에서 무언가 죽었다
[방 2 – 기억의 방]
처음 죽음을 본 날,
달력은 아무 표정도 없었다
웃음은 영정사진 속에 머물러 있었고
상주는
검은 정장으로
한 입, 한 입, 어른을 먹었다
[방 3 – 감각의 방]
아버지가 되기 전
바람이 손을 포장하던 아이였다
무언가를 잡으면 항상 부서졌다
엄마의 손도, 개구리도, 고백도
[방 4 – 감정의 방]
울음이 사회를 배워가면서
감정은 아이를 삼키기 시작했다
슬픔이 소리를 삼키는 방법으로
웃음도, 고백도, “괜찮아”라는 말도
대부분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 되었다
[방 5 – 침묵의 방]
창백하게 식어 있던 벽
그러나, 울음이 기대어 머물던
누가 지나가도 들키지 않던 시간
침묵은 언어보다 더 많은 위로를 알고 있었다
아무도 없어서, 결국 혼자 남았고
그제야 나는 나를 듣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가는 문]
이 시는 끝나지 않는다
선택한 방을 떠날 수 없다면
그것이 당신의 시입니다
당신의 창문 없는 기억이
오늘도
숨을 쉬기 때문에